내년부터 시행될 축산업 허가제를 놓고 관련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요컨대 지원방안도 없이 농가 규제와 비용 부담만 잔뜩 안긴다는 논리다.
정부는 최근 '가축질병 방역체계 개선 및 축산업 선진화 세부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축산업의 4개 업종중 종축업, 부화업, 정액 등 처리업의 3개 업종은 내년부터 즉시 허가제를 도입하고, 가축사육업은 축종별(소 돼지 닭 오리) 사육규모에 따라 내년부터 2015년까지 단계별로 도입한다는 것이다.
전업농은 2013년, 준 전업농은 2014년, 소규모 농가는 2015년 순으로 확대하고 1년씩 유예기간을 두되 신규 진입농가는 법 시행과 동시에 적용할 방침이다.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에 대한 허술한 방역체계와 밀식에 따른 질병 발병과 확산을 감안하면 뒤늦게나마 적절한 대응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소 돼지 등이 살처분되면서 국민 세금이 3조원 이상 허비됐다. 이제는 축산업에도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허술한 방역체계도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만 새로운 시책을 도입할 때는 충분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해 나가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탁상행정이란 소릴 듣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내년에 당장 허가제로 전환되면 주거밀집지역과 상수원보호구역 내 설치가 제한되고 도로와 축산 관련 시설로부터 일정거리 내 설치도 제한을 받는다. 단위 면적당 사육두수 기준이 적용되고, 방역 관련 교육도 의무화되며 허가기준을 위반하면 허가도 취소된다.
축산농가들한테는 강력한 규제사항이 아닐 수 없다. FTA 비준으로 잔뜩 위축된 마당에 지원은 커녕 규제만 강화된다면 반발이 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백신비용 50%를 농가에 부담시키고 구제역· AI 양성농장에 대한 무조건적인 살처분 보상금 20% 감액 등도 축산농가들한테는 납득되지 않는 조치다.
축산농가도 방역 수칙을 준수하라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가축질병은 공기와 바람, 야생동물 등에 의해서도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설득력이 없다. 농가부담을 강제할 경우 신고 기피가 우려되고 생산비 부담 등 부작용이 오히려 더 클 수도 있다는 걸 간과해선 안된다.
결론적으로 선진화 방안은 시의적절하지만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시행하되 비용을 전가시키기 보다는 시설자금 등 지원책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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