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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피아니스트 임동창은

군산 출신…우리음악 피아노에 접목…음악적 천재성으로 늘 주목

임동창씨(오른쪽)가 김은정 선임기자에게 '허튼가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desk@jjan.kr)

임동창씨는 군산 출신이다. 중학교 2학년때 피아노를 시작해 고등학교까지 군산에서 다녔다. 끼니걱정을 해야 할 정도로 가난했던 집, 5남매의 장남이었던 그는 과외는 엄두도 못냈지만 그의 재능을 눈여겨 보았던 스승(이길환) 덕분에 피아노를 공부할 수 있었다. 군대 가기 전 출가해 스님으로도 1년 남짓 살았던 그는 제대 후 다시 절집으로 들어갈 생각이었으나 첫사랑을 만나 파계(?)하고 서울시립대 음악과에 들어가 피아노를 전공했다. 문화반란의 기수로 꼽혔던 그는 우아한 피아노 연주가 아니라, 우리 음악을 피아노로 접목시킨 새로운 작업과 즉흥연주, 파격적인 형식의 창작곡 등으로 가는 곳마다 화제를 뿌렸다. 음악적 천재성으로 늘 주목의 대상이 됐던 그는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교류하면서 우리 음악의 뿌리를 전파했으며, 장사익을 공식적인 무대에 이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남원에서 함께 살고 있는 그의 제자 10명도 그 못지 않게 특별하다. 열여덟살부터 서른 다섯 살까지 연령층도 다양하지만 공부하는 영역도 제각각이다. 대부분이 그가 운영했던 서천 동강중학교 방과후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제자들이다. 잘나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아예 전공까지 바꾼 제자,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찾아왔다가 피아노는 작파하고 노래나 연기를 공부하는 제자, 좋은 농사꾼이 되고 싶은 동생과 음악을 좋아했지만 건축으로 진로를 바꾼 형제 제자도 있다. 이곳의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신성희 'ta'대표(35) 역시 외국계 회사를 다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를 배우고 싶어 제자가 됐다.

 

스승은 제자들을 구속하지 않는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일러준다. 제자가 선택한 분야에 재능이 없어 보이거나 마음이 떠난 듯 보이면 그 분야에서 '졸업'시키고, 하고 싶은 새로운 일을 찾으라고 한다. 그의 교육 방식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제자들은 한결같이 행복하다고 답한다. 이들 스승과 제자가 함께 갈 수 있는 힘은 신뢰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다.

김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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