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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신(新) 건강법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몇년 전 필자가 총리실에 근무할 때 국무총리실 사회봉사단을 만들어 단장을 맡은 적이 있었다. 조를 짜서 정기적으로 중증장애인 복지시설에 가서 몸 씻기기, 밥 먹이기 등 신체적·정신적으로 장애가 큰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하였다.

 

지난 7월말에는 집중호우로 많은 이재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피해가 나자마자 발빠르게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일요일 새벽 6시 문자로 직원들에게 번개(?) 봉사모임을 제안했다. 뜻밖에도 많은 직원들이 함께 했고, 갑작스러운 물난리에 무력해질 수 있는 이재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줄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 되었다.

 

1998년 하버드대에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마더 테레사의 영화를 보는 실험에서,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침에 들어 있는 면역성분이 뚜렷이 증가한 반면, 근심이나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침이 마르면서 이 면역항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남을 도우면서 정신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긍정적인 변화를 '마더 테레사 효과'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남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남의 선행을 보기만 해도 인체의 면역기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점이다. 무척이나 놀랍고 신비하다. 조물주의 위대함마저 느껴진다.

 

남을 도우면서, 아니 돕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더 건강해지고 행복해진다는 사실은, 봉사가 결코 남만 돕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롭게 한다는 점에서 일상화해야 할 삶의 자세가 아닌가 한다.

 

이와 유사한 개념에는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는 것도 있다. 사람들은 낯선 사람을 도울 때 엔도르핀이 나오게 되고 성취감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이 때 의학적으로도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활력이 넘친다고 한다. 알면 알수록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일까. 봉사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이토록 좋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사실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다. 많은 시간을 요하는 것도 큰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마음만 있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예컨대 달려오는 누군가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잠시 기다려주는 여유와 같은 소소한 것부터도 시작할 수 있다.

 

"제가 하는 일은 별다른 일이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작은 일만 할 뿐입니다. 그런데 그 작은 일들 속에서 매일 작은 희망을 만납니다." '울지마, 톤즈' 고(故) 이태석 신부의 말이다. 잔잔한 희망들이 모여 큰 희망이 되고,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봉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금전적 기부나 육체적 노력봉사를 하는 것만이 봉사가 아니라 각자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누어 줄 수 있다면 그 어느 것이든 훌륭한 봉사가 될 수 있다. 가진 재능을 나누는 재능기부, 주위의 어려운 사람에게 건네는 따뜻한 관심과 위로의 말 한마디도 훌륭한 봉사일 것이다.

 

올해도 이제 3달 남았다. 남은 시간동안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힘닿는 데까지 따라가 볼 참이다. 몸도 마음도 즐겁고 행복해지는 새로운 건강관리법을 왜 아끼고 주저하겠는가?

 

/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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