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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금토일] 깊어가는 가을…황금물결 출렁이는 김제 들녘

푸른빛 하늘과 황금빛 들녘에 내려앉은 '수확의 교향곡'

드높은 파란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김제 죽산면 대창리 들녘에 누렇게 익어가는 벼 이삭들이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해질 무렵에 붉은 햇빛을 받아 더욱 눈부시다. 안봉주(bjahn@jjan.kr)

온 세상이 온통 황금색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추수를 앞두고 들판에는 이른바 황금들녘이 출렁거린다. 초록으로 뒤덮였던 이삭이 연둣빛으로, 그리고 언제부턴가는 겨자색으로 물들더니 이제는 눈부신 황금색으로 덮였다. 바람결에 한들 거리는 코스모스와 억세, 드높은 파란하늘이 아니더라도 어느새 나그네의 발걸음은 황금들녘에 멈춘다.

 

전주에서 김제로 빠져나가는 국도 주변. 누렇게 익은 벼 이삭이 차마 눈을 뜨기 힘들 정도의 눈부신 황금물결로 출렁인다. 막 추수가 끝난 논들로 인해 이가 빠진 듯 송송 구멍이 났지만 황홀한 풍경을 무너 뜨리기에는 역부족이다. 가뜩이나 김제 땅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드넓은 평야가 아니던가.

 

전주에서 김제로 빠져나가는 국도 주변 가로수가 붉게 물들어 가을 정취를 한껏 느끼게 한다. 안봉주(bjahn@jjan.kr)

 

가을의 끝을 달리는 요즘, 황금들녘은 꼭 넓은 평야에서 깡깡 촌이 아니더라도 쉽게 만끽할 수 있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튼실한 알맹이를 머금은 나락, 누렇다 못해 불구스레 변신하고 있는 감, 가을의 전령사 은행잎도 모두 황금색으로 삭아가고 있다.

 

황금들녘은 풍요로움을 말한다. 올 여름 유난히도 더위와 장마가 극심했지만 어김없이 풍요라는 수확물을 안겨줬다. 실제 올해는 등숙기에 일조량이 많아 쌀 생산량이 최고조에 이르는 등 농작물이 풍년을 이룬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우리 농민들은 거대한 황금들녘과 관계없이 언제나 배가 고프다. 쌀 수입 개방 이후 쌀값 하락이 갈수록 심화되기 때문. 여기에 가을배추나 가을무, 고추, 마늘 등 다른 농작물의 경우에도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을 넘어 폭락하고 있다.

 

그러나 황금들녘은 모든 이들에게 풍요로움을 넘어 여유로움을 준다. 여유로움은 따스함이고 평화다. 그리고 사랑이다. '보릿고개' 적 얘기라고 치부할수 있겠지만 일단은 먹을게 넘쳐난다. 농작물 판매 수입도 들어온다.

 

올 가을은 여느 때보다 춥다고 한다. 겨울이 달려오기 전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황금들녘으로 달려가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이미 수확한 벼 이삭을 길 한 켠에서 말리는 풍경, 샛길 가에서 추수를 기다리는 농부와 농기계. 황금들녘 수채화는 당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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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식 9pres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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