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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영국의 ‘농민장터’

도시지역에 장터 개설, 농민·소비자가 직접 거래

▲ Marylebone 농민장터에서 소비자들이 농산물을 고르고 있다.

영국은 국가의 면적이나 인구가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하지만 식량자급률이 한국은 27% 수준이고 영국은 무려 125%이다. 이는 농지 면적에 비해 토지당 생산량은 낮지만 노동당 생산량이 한국에 비해 훨씬 높다. 영국은 2차대전 때 식량수입이 불가능해져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교훈삼아 꾸준히 국내 식량생산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영국의 로컬푸드 운동은 농민장터와 공공기관 급식에 지역농산물 조달이 주축이다. 현재 잉글랜드 지역을 중심으로 800여개의 ‘농민장터’가 분포하고 있고 3500여개의 학교에서 지역농산물을 이용해 안전한 급식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생산자와 소비자간 계약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공동체 지원형 농업(CSA), 농장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팜샵(Farm Shop), 온라인 직거래 사이트, 지역농산물을 쓰는 레스토랑, 지역농산물 가공·유통업체, 농가 레스토랑, 소비자가 직접 농산물을 수확해 구입하는 ‘Pick Your Own’, 로컬푸드 컨설팅 기업 등 다양한 로컬푸드 형태를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또 수백년 역사의 임대형 텃밭인 Allot ment, 도시농장, 커뮤니티 팜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농업이 런던, 브리스톨, 뉴캐슬 등지에서 펼쳐지고 있다. 현재 영국에는 약 60개의 도시농장이 있고 런던 권역의 약 10%를 차지하는 농지에서 3만여명의 Allotment 경작자들이 일하고 있다. 이달초 영국의 로컬푸드를 취재했다.

 

도시지역에 장터를 개설해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는 공간인 농민장터(Farm er’s Market)는 영국 전역에 8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농민장터는 주로 주말(토·일요일)에 운영하며 공공기관 주차장 또는 시내 중심의 주차장 등에서 정기적으로 개설되고 있다.

 

Cramer Street Car Park, Marylebone, London WIU 4EW에 자리잡은 ‘Marylebone 농민장터’는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2시에 열린다. 해당시간 외에는 주차장으로 쓰인다.

 

장터 개설시 30~40농가가 참여하고 16개의 농민장터를 운영하는 런던 Farmer’s Market협회에서 매니저 1명을 지원한다.

 

FARMA(Nationak Farmer’s Retail & Markets Association)에서 인증한 농민장터이며 FARMA 규칙에 부합되어야 한다. 회원으로 등록해야 농민장터에 참여할 수 있고 등록되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참여 제품은 100마일 이내에서 생산돼야 하고 하루 매출액의 10~20%를 수수료로 지급한다. 현금거래만 가능하고 판매농민이 양심적으로 매니저에게 수수료를 납부한다.

 

판매를 위한 천막·매대 등은 농가들이 개별 준비하고 자리 배치는 가격이 비싼 물건을 판매하는 농가는 적은 공간을, 저렴한 물건을 판매하는 농가는 넓은 공간이 주어진다. 비싼 물건은 가공품·육류이며 저렴한 물건은 대부분 농산물이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본인이 판매하는 모든 것을 직접 기르고, 경작하고, 생산하고, 잡고, 구워야 한다. 농민은 다른 사람의 물건을 판매할 수 없다.

 

여기서는 과일 채소 허브 계란 생선 어패류 육류 가금류 유제품 꿀 양봉제품 와인 음료수 맥주 주스 꽃 식물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 곳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거주하며 매주 방문한다는 Patric(62)은 “마트와 다르게 신선한 채소·과일·육류·빵을 구입할 수 있다. 누가 판매하는지 출처를 알 수 있고 가격이 저렴하다”면서 “대형마트를 이용하면 충동구매가 일어나고 현금이 아닌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과다하게 지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로 20분 가야하는 Swiss Cottage 장터도 매번 방문한다고 덧붙였다.

 

역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산다는 Monica(42)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늦게 쇼핑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대형마트를 이용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농민과 교감하며 믿을 수 있기 때문에 농민장터에서 물건을 구매한다”면서 “영국은 1990년대 1차 광우병·구제역 파동으로 지역농산물 구매 필요성이 제기됐고 2001년 2차 광우병 사건을 도화선으로 로컬푸드, 로컬프로덕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Marylebone 농민장터에서 소세지 등 육가공류를 판매하고 있는 Matt(29)는 2년 6개월전부터 참여하고 있다.

 

그는 소규모 가족농이며 농민장터와 팜샵 등을 통해 생산품을 판매하고 가족들이 농사를 짓는다. 물건이 남는 것에 대비해 적게 가지고 나오며 채소·과일 판매농가는 수량예측이 최대의 어려움이란다. 그는 “TESCO, ASDA 등 대형유통업체는 생산물양이 적은 소규모 농가의 물건을 매입하지 않는다”면서 “소규모 농가는 각자가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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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곤 baikkg@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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