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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가격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학생을 보면 다 등산가는 줄로 안다. 하나 같이 아웃도어를 걸쳐 입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학생, 주부 너나 할 것 없이 아웃도어 열풍이다. 이젠 외출할 때는 물론이고 예식장에서도 아웃도어 하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등산 갈 것도 아니면서 비싼 돈 주고 기능성 아웃도어로 치장하는 건 문제다.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아웃도어 매출액은 지난 2009년 2조2000억 원, 지난해 3조 원대, 올해는 4조3000억 원대로 급성장했다. 최고의 호황이다. 지난해에는 `노스페이스`가 아웃도어 브랜드 사상 최초로 매출액 5000억 원을 달성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미국 브랜드인 노스페이스는 원래 부도난 기업인데, 영원무역 자회사인 골드윈코리아가 1997년 우리나라에 도입해 라이선스 형태로 운영하는 브랜드다. 아웃도어를 등산 전용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각인시켰고 10대 청소년들한테 대박난 게 주효했다. ‘토종’ 코오롱스포츠가 바짝 뒤쫓고 있다.

 

그런데 가격이 너무 비싼 게 부담이다. 기능성 재킷과 셔츠, 속옷, 배낭, 바지, 등산화까지 차리고 나서면 200∼300만 원대에 이른다. 이런 차림이라면 히말라야 등반에 나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등산객들끼리 농담을 던진다.

 

아웃도어가 비싼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기능성 의류는 일반적인 천연소재가 아니라 인위적으로 개발한 신소재 원단이다. 고어텍스(Gore-tex) 같은 건 미국 고어사가 개발해 특허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고어사에 로얄티를 주어야 한다.

 

또 제조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브랜드 광고비와 광고 모델로 내세운 인기 연예인 몸값이 비용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백화점 판매 수수료율도 평균 33%에 이른다. 알게 모르게 이런 비용이 다 제품가격에 반영돼 있다.

 

그러나 가격 뻥튀기기도 있는 모양이다. 제조사가 일정 가격을 유지하도록 대리점들한테 압력을 넣는다는 것이다. ‘비싸야 잘 팔린다’는 고가판매 전략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8개 아웃도어 제조사를 대상으로 이런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이 기회에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잘못된 가격구조를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제품의 질이나 가격 등은 비교해 보지도 않고 무작정 브랜드만 보고 선택하는 소비심리가 더 큰 문제이긴 하지만.

 

/이경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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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 kjlee@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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