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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병

조선시대 사람들의 유행어에 이런 말이 있었다. ‘서울 사람 옷사치에 경상도 사람 집사치,그리고 전라도 사람의 입사??甄? 전라도 사람의 입사치가 심하다는 것은 전라도의 넓은 들판이나 산 또는 해안가에서 나오는 풍부한 양념거리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게 하다보니 그것을 즐기는 전라도 사람의 미각은 발달할 수 밖에 없었던데서 나온 말일 것이다.

 

서울 사람 옷사치는 서울의 많은 조선 사대부들이 중국으로부터 온 값 비싼 옷감을 주로 많이 샀을 것이다. 지금 우리경제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한국여자들의 사치가 눈총감이 되고 있다. 1000만원대 핸드백을 사겠다는 예약자가 무려 1000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여대학생들도 몇백만원짜리 핸드백을 사기위해 아르바이트도 불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값이 비쌀수록 잘팔린다는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역설이다. 비싼 상품을 사는것이 자신의 신분상승 욕구를 만족시키고 자기 능력을 확인하는 순간이라고 보는것인지도 모른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 개체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가 아니라 ‘나는 무엇인가를 산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인간은 만들어진 물건을 사는 과정에서 존재의식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지나치다보면 인간이란 기계가 만들어낸 물건을 소비하는 소비적 도구로 전락하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무언가를 소비하지 않을때는 사회로부터 소외감마저 느끼는 그런 존재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심리학자 에리히 프롬은 그의 저서 <산다는 것> 에서 사람이란 먹고살 수 있는 ‘생리욕구’의 단계에서 벗어나 재산이나 지위 권위를 소유하고 싶은 ‘소유욕구’단계로 발전하고 그리고 정신적인 만족과 기쁨을 느낄려는 ‘존재욕구’의 단계로 발전한다고 한다.그는 이 마지막 단계를 최고 단계로 보는것이다

 

에어브러함 머즈는 농업화 사회에서는 ‘생리욕구’가 지배하고 다음단계인 공업화 사회에서는 ‘소유욕구’가 그리고 ‘탈공업와 사회’에서는 존재 욕구가 발생한다고 한다. 우리사회는 아직은 탈공업화 사회로 가는 발전단계라고 보아야한다. 특히 값비싼 명품에 매달리는것은 제 2단계인 소비욕구와 더불어 신분과시욕과도 겹쳐있다.

 

/ 장세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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