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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나이가 벼슬이라는 말이 있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이 같은 말이 통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주 등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고 역동성이 떨어진 지역사회에서는 이 말이 먹힌다.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무슨 뚱단지 같은 이야기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좁은 지역사회는 지연 혈연 학연 등 연줄망으로 얽혀 있어 비교적 선후배의식이 강하다. 무슨 감투자리 하나만 나와도 나이를 들먹이며 해야 할 사람인가, 안해야 할 사람인가를 따진다.

 

이 처럼 나이에 따른 서열의식이 팽배한데 국회의원 자리는 오죽하겠는가. 연일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40대들이 19대 총선에 나서겠다고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일단은 용기가 가상스럽다. 그러나 나이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고려해 봄직 않을까. 젊은 예비후보 중에는 현역들보다 지혜가 번득이고 패기와 경륜이 넘치는 사람이 있다. 반면에 나이 먹은 사람보다도 더 생각이 고루하고 보수적인 사람도 있다.

 

나이 하나만 갖고 그 사람의 인물 됨됨이를 따질순 없다. 공자님 말씀대로 약관(弱冠)에 벼슬길에 나서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불혹(不惑)이면 국정을 책임질 정도의 경륜을 갖춰야 한다. 굳이 남이 장군의 시를 읊조리지 않아도 나라를 위할 사람이면 뭔가 달라야 한다. '수신제가(修身齊家)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란 말이 있듯 선거직에 나설 사람은 사사로움을 저버리고 시대정신을 실천할 사람이어야 한다.

 

문제는 생각머리가 얼마나 똑바로 박힌 사람인가가 중요하다.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은 것처럼 줏대없이 양지만 찾아 다닌 해바라기형은 안된다. 이 정권 저 정권에 기웃거리다가 정치철새 마냥 단골로 정치판에 얼굴을 내민 사람은 안된다. 지역서 굽은 소나무라고 자화자찬한 사람도 안된다. 부동산 투기를 했거나 공직에 있을 때 품위를 떨어뜨린 사람은 안된다. 고향 한번 찾지 않다가 느닷없이 입신양명하기 위해 고향을 팔아 먹는 사람도 제외돼야 한다.

 

아무튼 낡은 정치 행태를 바로 잡아줄 젊은피가 국회의원이 돼야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이미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그 전범을 만들었다. 민주통합당이 진정으로 세대교체를 하려면 아예 정서가 같은 전북에서 만큼은 공천자를 내지 않는 것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 /백성일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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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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