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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에 얽힌 일상의 애환 꼼꼼하게 녹여내"

수필 심사평

▲ 오하근(문학평론가·원광대 명예교수)
▲ 송준호(문학평론가·우석대 교수)

수필을 붓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 말에 수필 쓰기의 용이함과 어려움이 모두 들어 있다. '붓가는 대로' 누구나 쓸 수 있으되, '붓가는 대로' 아무나 쓸 수 있는 것도 아닌 글이 바로 수필이라는 말이다.

 

예심을 거쳐서 마지막까지 논의가 되었던 것은 이정인의 '마당', 윤희순의 '바람꽃', 오서림의 '뚝배기' 세 작품이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완결된 한 편의 수필로서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각자 돋보이는 힘도 갖추고 있었다.

 

적어도 문장을 다룰 줄 아는 솜씨만으로는 '마당'이 가장 돋보였는데, 그게 또 이 작품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마당'과 관련해서 연상되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묘사 중심으로 나열하다 보니 현란한 수사는 읽으되 잔잔하게 읽는 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것이다.

 

'바람꽃'은 임종이 엄마 남지 않은 노모와 그 막내딸이 산사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것을 사실감 있는 문체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그에 비해 '뚝배기'는 문체상의 안정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뚝배기에 얽힌 일상의 애환을 꼼꼼하게 녹여낼 줄 아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수필가로 활동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당'과 '바람꽃'의 필자들과는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뚝배기'의 필자는 더 좋은 작품으로 이번에 경합했던 다른 필자들에게 예의를 갖춰줄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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