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쟁점 자료 분석하기
<자료> 지난 3일 서울 향동 성공회대에서 열린 한국대중음악학회 학술대회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난상토론이 열렸다. 주요 발언을 정리해봤다. 자료>
△김병오(전주대 교수, 이하 김) 문화방송 <나는 가수다> 를 두고 흔히들 '나는 성대다'라는 말로 비판하는데 머리보다 몸을 쓰는 것을 존중하지 않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다. 평론가들이 선정한 '한국100대 음반' 상위권을 보면 작가주의 음악 중심인데, 이를 선호하는 평론가들이 '나가수'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크고 세고 화려한 소리를 선호한다. '나가수'는 노래를 잘하는 가수를 '장인'으로서 재조명했다. 라이브 문화를 잘 살진 점도 성과다.'나가수'출연가수 공연 예매자 통계를 보면, 여성과 40대 이상 비율이 전보다 크게 늘었다. 나는>
△서정민갑(음악평론가, 이하 서정)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 여전히 권력은 티브이에 있음을 느낀다. 가창력 위주의 획일적 관점을 강화하고, 블루스, 힙합 등 다양한 관점의 음악을 소개하지 않는다. 티브이에 간택된 일부만 조명받고 인디신에서 열심히 하는 이들은 조명받지 못하는 불평등한 상황도 안타깝다. 또 하나 아쉬운 건 음악 방송이 라이브의 매력만으로 성장할 순 없느냐는 점이다. 꼭 개인적 사연을 들고 나와 울고 해야만 하나.
△차우진(음악평론가, 이하 차) 21세기 들어 '리얼리티쇼'가 대세가 됐고, 이에 음악이 결합하면서 서바이벌 오디션들이 쏟아져 나왔다. 음악과 미디어는 애초부터 밀접한 관계였다. 주목할 지점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누가 이익을 보느냐다. 출연자도 수혜를 보겠지만, 그들의 욕망과 의지가 산업적으로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방송 다음날 음원을 출시하고, 음원 챠트 상위권을 차지한다. 음반에서 음원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음원 유통사가 더 큰 권력을 갖게 됐다. 음원시장 강자인 엠넷이 <슈퍼스타케이> 를 기획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에 비하면 한국방송 <불후의 명곡> 이 가장 도덕적이다. 음원제작을 하지 않고, 원곡의 가수.작곡자에 대한 존경을 담는다. 불후의> 슈퍼스타케이>
△신현준(성공회대 교수) 아이돌 작곡가 전성시대'8090'시기 작곡가들이 다시 주목 받는 건 균형을 이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들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음원수익도 커질 것이다. 여시서 참가자들의 노래선곡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봐야 한다. 방송사의 자의적으로 하는 것인지, 방송뒤 해당 작곡가에게 어떤 변화가 왔는지,
△김 '슈스케'의 성공에 충격 받은 한 지상파 방송사가 조사한 자료를 봤다. 여러 성공 요인이 있는데, 온라인 트랜드 분석에서 눈에 띄는 결과가 나왔다.'슈스케'의 네이버 검색어순위는 <무한도전> ,<1박2일>도 제쳤다. 트위터에서도 압도적인 맨션이 나왔다. 트위터를 통한 대중의 참여가 핵심이다. '슈스케'가 성장하는 데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도 크게 작용한 것이다. 무한도전>
△청중1 영국과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을 5~6년 전부터 봐왔다. 노래 잘하고 못하고 차원이 아니라 개인적 선호 모델을 오디션 참가자에게 투영하고, 그의 매니저 겸 팬이 된다는 측면에서 프로그램에 빠져드는 것이다. '프린세스 메이커'같은 성장 게임의 관점도 필요하다.
△차 오디션 프로그램도 팬들이 육성 게임을 즐기듯 한다는 측면에 동의한다. 이는 오디션 프로그램뿐 아니라, 아이돌 팬덤 산업에서 중요한 맥락이다.
△서정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신자유주의 논리의 반영이다. '슈스케'나 문화방송 <위대한 탄생> 에서 개인의 성공을 위해 경쟁하고, 감동을 자아내는 게 지금시대와 무관하지 않다. 제작진은 참가자의 성공에 대한 열망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만든다. 노력하면 꿈은 이룰 수 있다는 환상을 조성하며 썩은 동아줄을 내려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위대한>
△김 신자유주의로 해석할 수는 있다. 그러나 특정 프로그램에 직접 대입하려면 이전 시대와 비교가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오래전부터 경쟁이 있어 왔다.
△청중2 자극적인 재미를 위해 순위를 매기는 것 같다. 방송에서 보기 어려운 이들을 데려다 프로그램을 만들려다 보니 시청률을 위해 이런 구도를 가져온 것이다. 스포츠를 보는 심리와 비슷하다.
△청중3 오디션 프로그램을 처음엔 반대했는데, 지금은 찬성한다. 강자가 살아남는 세상에서 시험을 치거나 취직 면접을 보는 거랑 다른 바 없다. 오히려 대학 못가고 기획사도 없는 열악한 처지의 가수지망생에게 좋은 기회가 된다.
△차 대중음악의 질적 향상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봐야 한다. 1980~90년대 강변가요제, 대학가요제 등은 질적 발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요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선 한국방송 <톱밴드> 를 빼면 대부분 리메이크 곡만 난무한다. 긍정적 기능을 하려면 자작곡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대학가요제에서 서바이벌 방식을 도입해도 좋겠다. 톱밴드>
- 대중음악학회'서바이벌 프로그램 난상토론'
(한겨레 2011.12.6일자)주요내용 발췌.
■ 쟁점 논제
1. 논술 논제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세계적인 한류현상과 함께 오디션·서바이벌 형식의 대중음악 프로그램이 유행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자료를 바탕으로 긍정적인 점과 부정적인 점을 각각 요약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 견해를 논술하시오.(900자 내외)
* 보낼 곳 : riversnow@naver.com
2. 면접 토론 논제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쟁 방식에 대한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개인의 자유와 제한 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자신의 의견을 말하시오.
■ 쟁점 자료 비판적 읽기
'경쟁'이라는 말은 어원적으로 '함께 추구한다'는 뜻을 내포한다. 경쟁의 논리가 기술의 진보와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인간의 욕구 수준이 계속 높여감으로써 새로운 진보와 창조를 가능케 한 것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경쟁 심리는 민주주의 발전의 핵심적인 동인(動因)이었다. 정치적 의지를 관철시키려는 이익집단 또는 정당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경쟁은 어원적 의미와는 달리 변질되어 통용된다. 경쟁은 더 이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들 가운데 하나가 아니다. 경쟁은 그 자체가 하나의 범세계적인 지배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았다.
경쟁 논리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승리자와 패배자가 확연히 구분된다. 물론 아무렇게나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의 법칙'이 공정했을 때 패자도 승부의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지만 경쟁 사회에서는 '협상'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거나 타협점을 찾을 여지가 없다. 경쟁에서 상대방을 이기면 된다는 간단한 논리만이 존재할 뿐이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경쟁이란 곧 상대의 이익을 빼앗는 과정이다. (리스본 그룹, 『경쟁의 한계』)
위에서 인용한 자료처럼 경쟁이라는 개념이 우리나라 대중음악에도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즉,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과 같은 음악프로그램들이 제작되었고 유행하였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흥행은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긍정적 측면에서는 라이브 음악과 가창력 있는 가수들의 재등장, 아이돌 음악 위주에서 여성과 40대 이상의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대중음악의 균형,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통한 대중의 참여, 마지막으로 대중음악의 질적인 향상을 꽤할 수 있는 시스템과 기회를 발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면에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가창력 위주의 획일적인 관점이 강화되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소개되지 못하는 점, 출연자들의 의지와 욕망보다는 이를 이용해 상업적 권력을 가지는 음원유통사의 기획에 의한 것이라는 점, 팬들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 역시 출연자의 음악적 자질보다 개인의 선호도를 투영시킨 게임과 같은 측면이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썩은 동아줄과 같은 성공을 위해 개인의 끊임없는 경쟁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논리가 반영되어있다는 점이다.
■ 쟁점 확대하기
가.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대중음악에 긍정적이다.
1. 노래 잘하는 가수를 '장인'으로서 재조명하게 되었고, 라이브 문화를 살린 점에서 긍정적이다. 왜냐하면 관객들은 평론가들이 주목하는 작가주의 음악보다 가창력이 좋고 화려한 기교의 소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2. 아이돌 작곡가 위주의 시대에 '8090'시기 작곡가들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대중음악에 균형을 이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또한 그들에 대한 존중과 더불어 음원수익도 커질 수 있다.
3. 미디어의 일방적인 전달이 아닌 SNS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통해 대중의 참여가 확산되었다. 이러한 예는 한 지상파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의 검색순위가 시청률 상위권의 예능프로그램을 압도하는 온라인 트랜드 분석에서 알 수 있다.
4. 오디션 프로그램은 기존의 대형 기획사 시스템에 속하지 않거나 열악한 처지의 가수 지망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된다. 뿐만 아니라 리메이크 곡 위주의 프로그램에 자작곡의 비율을 늘리면 대중음악의 질적인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다. 그 예로 1980~90년대 순수 창작곡 위주의 강변가요제와 대학가요제가 질적 발전에 기여했던 것처럼 말이다.
나.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대중음악에 부정적이다.
1. 가창력 위주의 획일적 관점을 강화하고, 블루스 힙합 등 다양한 관점의 음악을 소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방송사에서 섭외한 일부만 조명받고, 그 외에 인디에서 열심히 하는 이들은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2. 대부분의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출연자보다는 이들의 욕망과 의지를 산업적으로 이용한 음원유통사가 막대한 이익과 음원시장의 권력을 갖게 한다. 왜냐하면 방송 다음날 음원을 출시하고, 음원차트 상위을 차지한다. 음반에서 음원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음원 유통사가 더 큰 권력을 갖게 됐다. 그 예로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시초인 엠넷의 <슈퍼스타케이> 를 기획한 것은 이를 증명한다. 슈퍼스타케이>
3.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팬들의 적극적 참여는 출연가수의 음악적 자질에 대한 선호와는 무관하다. 이는 개인적인 선호 모델을 오디션 참가자에 투영하고, 마치 '프린세스 메이커'와 같은 성장게임을 즐기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이것은 오디션 프로그램과 아이돌 팬덤 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맥락이기 때문이다.
4. 오디션·서바이벌 프로그램은 개인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는 경쟁을 조장하는 신자유주의 논리가 반영되어 있다. 이 때문에 참가자에게 성공에 대한 열망을 갖고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썩은 동아줄과 같은 환상을 조성한다.
■ 쟁점 기출문제
논술 : 2006학년도 서울대학교 정시 논술, 경쟁의 공정성과 경쟁 결과의 정당성
김명진외, AGON 경쟁이 즐거운 나라, ebs출판기획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