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영화들은 '특이한' '독특한' 혹은 '새로운' 같은 형용사로 정리 될 수 있겠다. 색다른 이야기와 구성, 낯선 나라와 소재는 영화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는 양날의 검같은 조건. 판단은 관객의 몫이니 미리 단언하지 말고 꼭 보고 결정했으면 좋겠다. 이런 독특한 영화, 또 언제 나올지 모르니까.
■ 인도 소년들의 도시락 우정
스탠리의 도시락 (드라마, 코미디/ 90분/ 전체관람가)
외모, 공부, 노래, 춤까지 못하는 게 없는 학급의 1인자 스탠리(파르토 A. 굽테). 빠지는 것 없는 완벽소년 스탠리에게 있는 단 하나의 약점은 바로 점심 도시락을 싸오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도시락을 나눠주는 마음씨 착한 친구들 덕분에 스탠리의 학교생활은 이상 무. 그러던 어느날 평화롭기만 하던 스탠리에게 큰 위기가 찾아온다. 바로 식신 베르마 선생님(아몰 굽테). 후각과 미각이 발달한 그는 냄새만으로 맛있는 음식을 찾아내는 능력자(?)로 도시락을 싸오지 않는 스탠리를 늘 탐탁지 않게 여기는가 하면 스탠리의 같은 반 친구인 아만(누만 쉐이크)이 싸온 4단 도시락을 자기 것처럼 먹어치운다. 하루 이틀 베르마 선생의 도시락 공격이 계속되자 화난 스탠리와 친구들을 급기야 도시락 사수 작전에 들어가는데. 그러나 아이들이 자신을 농락한 것에 화가 난 베르마 선생은 스탠리에게 "도시락을 싸오지 않을 거면 학교에 나오지도 말라"는 말로 스탠리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힌다.
영화의 내용도 낯설겠지만 일단 인도 영화 자체가 우리에게는 어렵고 낯설다. 이야기도 단순하고 목적도 뚜렷하지만 이 영화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 이유 때문일 것. 인도 영화답게 화려하게 쓰이는 배경음악이 즐겁고 노래 가사 위에 전해지는 영화의 메시지가 명확하고 직설적으로 다가온다.
사실 '스탠리의 도시락'은 인도의 빈부격차 문제와 아동노동 문제 같은 예민한 사회 이슈를 담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이거나 정치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아이들의 진실된 연기 덕분이 아닐까. 인도 음식은 카레를 제외하고는 알 수 없지만 이 영화라면 인도 음식 도전에 나서고 싶어질 것이다.
■ 시공 뛰어넘어 상상 세계로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 (SF, 액션/ 132분/ 12세 관람가)
제목만 보고 지나쳤다면 그냥 그런 영화로 남았을 것이다.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이하 '존 카터')이 미국 남북전쟁 시기를 다룬 영화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여기에 한 술 더 떠 '타잔'시리즈의 원작자로 유명한 에드거 라이스 버로스의 SF소설 '화성의 공주'가 이 영화의 원작이란다. '화성의 공주' 원작 탄생 100주년은 맞은 올해, '존 카터'가 개봉했다.
치열한 남북전쟁 전쟁 속에서 높은 활약으로 명성이 높은 존 카터(테일러 키치)는 전쟁에 염증을 느끼고 금광을 찾아 헤맨다. 애리조나의 동굴 속에서 금맥을 발견한 존은 갑자기 나타난 누군가와 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상대방이 외우는 주문 같은 소리에 정신을 잃는다. 그리고 그는 바숨이라 불리는 화성에서 눈을 뜨게 된다. 이곳에서 팔이 4개 달린 타르크족의 전리품으로 사로잡힌 존 카터는 중력의 법칙에 의해, 특별한 능력을 부여받게 되고 대립관계에 놓인 헬리움족과 조단가족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려하지만 헬리움의 공주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시공간의 초월을 기본이요 외계인과의 사랑은 덤이다. 판타지 영화의 가장 기본적이 요건, 아니 식상한 전개라 할 수 있지만 이 영화의 원작이 100년 전 것이라는 것을 다시 상기시켜 보자. 인간의 상상력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원작이 뛰어나더라도 지금은 식상한 이야기일 뿐. 그저 100년 전 그 작품을 만났다는데 만족하고 감동하는 게 최선이다.
이야기와 함께 클래식한 액션, 전투신도 새롭지는 않지만 3D효과만큼은 기대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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