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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 효과 - 패러디, 모방인가 창조인가

■ 쟁점 자료

 

〈자료 1〉

 

선행텍스트와의 착종현상은 한 걸음 나아가 '표절'과 패러디의 구분을 모호하게 한다. 패러디와 표절은 원텍스트를 전제로 이루어진다는 점, 곧 두 개의 약호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나 표절이 원텍스트를 철저히 숨기면서 그것들이 마치 자신의 독창적인 창작품인 것처럼 가장하는 반면, 패러디는 여러 장치들을 통해서 자신의 작품에 사용되고 있는 원텍스트의 흔적을 남겨둔다는 점에서 변별된다.

 

하지만 페더만 같은 이는 창조성에 본질적인 의문을 제기하면서 표절의 문학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는 '표절유희'라는 조어를 만들어내는데 이 조어는 다른 텍스트에서 빌어온 수많은 요소들이 몽타주나 콜라주처럼 구성된, 표절과 유희의 성격이 반반씩 섞여 있는 형식을 일컫는다. 그에 따르면, 만일 신문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얻거나 어떤 용어 혹은 표현을 빌어쓴다면 그것 역시 '표절유희'가 된다. 현대작가들은 어떤 요소들을 끊임없이 재사용하고 때론 자기 자신마저도 작품 속에서 표절 유희를 할 수 있으므로 표절유희란 좋은 의미의 표절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그레이는 그의 소설 『Lanark』(1981)에서 독자들에게 그 소설의 대표적인 '표절색인'을 제공함으로써 표절논쟁 자체를 비웃고 있다. 이처럼 표절이 전략적으로 혹은 공개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경우는 패러디의 범주 속에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패러디 시학』정끝별)

 

〈자료 2〉

 

패러디는 기생적이고 파생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패러디에 대한 리비스의 유명한 혐오는 패러디가 창조적 재능과 생명력 있는 독창성에 대한 교양 없는 적이라는 신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어떤 비평가들은 자신들이 보기에 독창성이라 할 수 있는 작품에 하나의 외적 질서를 첨가하는 패러디의 기능에 거부감을 느낀다. 이런 종류의 공격에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천재성, 독창성, 개별성에 가치를 부여하는 낭만적 미학이 지속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패러디는 기껏해야 아주 부차적인 형식으로 간주될 필요가 있었음에 틀림없다. (『패러디 이론』)

 

〈자료3〉

 

시는 일반적으로 인간 본성에 내재하고 있는 두 가지 원인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 모방한다는 것은 어렸을 적부터 인간 본성에 내재한 것으로, 인간이 다른 동물과 다른 점도 인간이 가장 모방을 잘하며, 처음에는 모방에 의하여 지식을 습득한다는 점에 있다. 또한 모든 인간은 날 때부터 모방된 것에 대하여 쾌감을 느낀다.

 

이러한 사실은 경험이 증명하고 있다. 아주 보기 흉한 동물이나 시체의 형체처럼, 실물을 볼 때면 불쾌감만 주는 대상이라 하더라도 극히 정확하게 그려 놓았을 때는 보고 쾌감을 느낀다. 그럴 것이 무엇을 배운다는 것은 비단 철학자들뿐만 아니라 그 밖에 다른 사람들에게도 - 비록 그들의 배움의 능력이 적다 하더라도 - 최상의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건 그 사람을 그린 것이로구나'하는 식으로 각 사물이 무엇인가를 추지(推知, 미루어 헤아려서 앎)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 실물을 전에 본 일이 없는 경우에는, 모방의 대상이 아니라 기교라든가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원인에 의하여 쾌감을 느낄 것이다. 이와 같이 모방한다는 것과, 화성과 율동에 대한 감각은(운율은 율동의 일종임이 분명하다) 인간의 타고난 본성인 바, 인간은 이와 같은 본성에서 출발하여 이에 점진적인 개량을 가함으로써 즉흥적인 것으로부터 시를 만들어 냈다. (『시학』 아리스토텔레스)

 

〈자료4〉

 

라디오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김춘수의 꽃을 변주하여 / 장정일

 

내가 단추를 눌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라디오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전파가 되었다.

 

내가 그의 단추를 눌러 준 것처럼

 

누가 와서 나의

 

굳어버린 핏줄기와 황량한 가슴 속

 

버튼을 눌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전파가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사랑이 되고 싶다.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라디오가 되고 싶다

 

■ 논제

 

1. 논술 논제

 

위 〈자료〉 1~3을 종합하여 패러디가 창조인지 아닌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료4〉에서 패러디한 [시]와 [그림]이 창조적인 작품인지 평가하시오. (900자 내외)

 

* 보낼 곳; star21ch@hanmail.net

 

2. 면접 논제

 

가. 패러디와 모방, 표절의 차이점을 말하고, 패러디가 창조인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자.

 

나. 최근 패러디가 여러 영역에서 활성화하고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례를 들어 긍정, 또는 부정적인 측면 중 하나로 자기 견해를 밝혀보자. (6단 논법으로 짝꿍과 역할을 바꾸어 가며 해 보자.)

 

■ 논제 쟁점화하기

 

〈자료 1〉 표절과 패러디의 차이는 표절이 원텍스트를 숨기며 독창적인 것으로 가장하는 반면, 패러디는 원텍스트의 흔적을 남긴다. 표절유희는 패러디의 범주에 속한다. 창조성의 개념에도 의문을 갖으며, 작가들이 끊임없이 사용한다는 점으로 보아 이는 창조성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자료 2〉 패러디는 독창성이나 개별적 특성을 갖지 못하는 문학의 적이다. 원작에 일부를 첨가하는 형식으로 이는 창조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자료 3〉 시는 인간의 모방 본능의 점진적 개량의 결과이다. 인간이 모방에서 쾌감을 얻고, 이 쾌감을 얻게 하는 것이 시인 셈이다.

 

〈자료 4〉 원작을 모방 본능에 의해 비평적 거리를 둔 창작물로 볼 것인가, 아니면 표절에 가까운 것으로 독창성이 결여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는 객관적인 측면에서 저작권법에 저촉이 된다면 창작물로 볼 수 없을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2차적 창작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근거로 제시하여야 한다.

 

■ 쟁점 파악하기

 

창작물에 대해 패러디하는 것을 창조라고 볼 것인가, 아니면 표절 또는 모방으로 독창성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패러디의 하위 영역인 키치 등은 논란의 대상이 된다. 최근 정치 패러디의 경우 긍정 또는 부정적 측면에서 논란이 일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여 패러디가 창조인지, 아니면 단순한 모방인지, 그것도 아니면 표절의 범주에 넣어서 창조라고 할 수 없는지 등을 〈자료1~3〉을 종합하여 자신의 일관된 주장으로 논지를 펼쳐야 한다.

 

■ 쟁점 확대하기

 

1. 패러디에 대한 비판

 

가. 암시적인 패러디에 비해 특정 작가의 작품으로부터 내용의 상당 부분을 그대로 옮겨 놓는 '표절'이 명시적으로 행해지거나, 예술가의 상상력과 창조력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닌, 저속한 대중 표상 예술이라고 불리는 '키치'는 패러디가 파생한 현대의 다양한 양상이라 할 수 있다.

 

(『국어교육학 사전』)

 

나. 역사의식의 부재, 창조를 위한 진지한 노력의 결핍, 과거 양식의 무분별한 차용과 모방, 작가들의 몰개성과 창의성 부족, 대중매체의 현란한 이미지에의 의존, 얄팍하고 피상적인 기교 등

 

(『패러디 시학』정끝별)

 

다. 문학, 영화, 시각예술, 그리고 음악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현실세계'에 대한 논평을 가하기 위해 패러디를 사용한다. 그러나 가장 명백하고 표제(標題)적으로 이념적 목적에 과거를 전용하는 예술형식은 분명히 건축으로서, 건축은 가장 공공성이 강한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를 이념적 목적에 전용함에 있어서 건축은 과거와의 대화를 형성하려는 전반적 포스트모더니즘의 희구에 동참한다.

 

(『패러디 이론』 린다 허치언)

 

2. 패러디의 창조성에 대한 견해

 

가.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경구도 있듯이 역사상의 모든 작품은 직·간접적으로 전대 작품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세르반테스의 〈돈 키호테〉가 중세 로망스를 패러디한 것이나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가 〈오디세이〉의 서술 체계와 문체적 규범을 모방한 것이라는 점을 볼 때, 패러디는 문학적 관습 속에서 형성된 본질적인 속성인 것이다. (『국어교육학 사전』)

 

나. 패러디의 창조성은 텍스트의 동적 구조, 맥락성, 대화성, 패러디스트의 독자적인 자치 체계라는 네 가지 관점에서 그 독창성은 확보될 수 있다. ① 페러디스트는 원작자에 종속되었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실제로 패러디스트는 원작자와 동일한 창조적 독자로서 인식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패러디스트의 새로운 이해와 해석에 의해 원텍스트의 가치와 의미는 재창조된다는 점에서 패러디의 창조성은 인정되어야 한다. ② 패러디 텍스트의 의미는 텍스트 내적인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흔히 역사적 맥락 속에서 텍스트의 의미는 형성되고 읽혀지며 평가되고 보존되며 재구축되는 것이다. 패러디의 독창적 의미는 작품과 수용자간의, 과거와 현재간의 해석학적 교량에 의해 획득될 수 있다. ③ 모든 패러디 텍스트는 원텍스트에 의존적이고 그것을 모방·반복한다. 그러나 그 모장·반복이 차이와 갈등에 의한 위반이라는 점에서, 원텍스트와는 독립적으로 원텍스트를 재창조하고 그 문맥을 파괴한다. ④ 패러디는 '되풀이되는 창조 활동'을 전략적으로 드러내는 창작 방법이기 때문에, 과거의 것이 새롭게 수용되고 또 그것이 현재에 새로운 영향을 발휘하도록 할 수 있는 패러디스트의 독자적 안목과 가치는 패러디 창조성의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된다.

 

(『패러디 시학』)

 

■ 기출문제

 

1. 논술

 

[2009 한양대 수시2-2] 예술의 창조와 모방와 패러디

 

[문제] 제시문 〈가〉와 〈나〉의 예술에 대한 관점을 서로 비교하시오. 그리고 그 두 가지 관점 중에서 제시문 〈다〉(라디오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장정일)를 해석하기에 적합한 것을 선택하고 그 이유를 논술하시오. (400~500자, 25점)

 

2. 면접

 

2012 전북대 수시-예술대학 미술학과

 

[문제] 미술에서의 모방과 창조란 무엇인가 미술작품을 예를 들어 비교 설명하시오.

 

■ 개념 정리

 

[패러디] parody

 

가. ('다른 노래에 병행하는 노래'라는 뜻의 그리스어 parodeia에서 유래)

 

문학에서 특정 작가의 약점이나 특정 문학유파의 과도한 상투성을 강조해 보이기 위해 그들의 문체나 수법을 흉내내는 일종의 풍자적 비평이나 익살스러운 조롱조의 글.(『브리테니커 백과사전』)

 

나. 패러디를 달리 정의한다면 비평적 거리를 둔 반복으로서, 이는 유사성보다는 상이성을 강조하게 된다. (『패러디 이론』린다 허치언))

 

■ 관련 도서·영화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

재밌는 영화

 

■ 관련 영상

 

EBS 지식채널ⓔ 무엇이 뉴스가 되는가

 

■ 학생 글과 교사 총평

 

논제 : 자료 1, 자료 2의 삶의 태도가 현대 사회에 갖는 의의를 말해보고, 자료 3의 욕망의 추구가 개인과 사회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말해 보시오. (900자 내외) (본보 2012년 5월 23일 제시문에 대한 학생글)

 

1. 학생 논술문

 

자료1의 화자는 뉴스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으며, 고전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고자 한다. 현대사회에서 앎은 옛 것을 무시한다. 당장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남보다 빠르고 실용적인 정보를 알려고 한다.

 

그러나 옛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뒤 만들어진 삶의 지혜이기 때문에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자료2의 화자는 전기나 컴퓨터의 사용을 부정하고, 자연에 대해 양심적인 작가생활을 하고자 한다. 현대사회에서 보편화되어있는 전자제품은 기술혁신이라는 명목으로 인간을 유혹한다.

 

그러나 기계는 사람을 대신할 수 없으며, 끝없는 욕망추구를 가져오기 때문에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 수 없다.

 

자료3의 화자는 욕망의 추구가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 욕망을 추구해야만 하는가? 욕망의 추구는 필요하다. 욕망의 추구는 삶의 원동력이다.

 

그에 대한 예로 공부하는 학생을 들 수 있다. 우리는 공부를 통해 동등한 지위 상승의 기회를 누릴 수 있다. 공부의 부산물인 성적은 높은 경우에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는 반성의 시간을 가지게 해준다.

 

다른 예로는 욕망이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의 발전에는 개인의 무수한 상호작용을 필요로 한다.

 

개인은 욕망의 추구를 통해 화폐라는 경제적 수단을 얻고, 화폐의 회전을 통해 사회는 점점 진보한다. 어느 경제학자가 말한 '보이지 않는 손'이나 신자유주의도 인간의 욕망추구가 가져오는 장점을 부각시킨 이론이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이기 때문에 욕망을 억제할 수 없다. 자료1과 2는 인간의 이러한 본성을 간과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정한 법과 원칙 하에서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윤상(전주영생고 3학년)

 

2. 교사 총평

 

△논술은 논리적 소통이다

 

논술문은 논리적인 해석과 설득을 요구하는 글이다. 그러기에 논증은 꼭 필요한 것이 된다. 욕망은 현대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자 우리사회를 불행하게 하는 것이 된다.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골라 논증의 구조를 가지면 된다.

 

△제시문(대상 도서)에 대한 이해 분석력

 

900자 정도의 짧은 논술에서는 해석과 정리의 힘이라는 요약이 요구된다. 논술문을 제출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세히 설명하려 한다. 윤상의 글도 요약이 잘 되어 있으나 1줄 정리의 필요성이 요구된다.

 

△창의적 사고력(비판력, 참신성)

 

자료 2의 요약을 보면, '기계는 인간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자료 3의 욕망의 추구는 소비사회의 욕망이다. '현재의 소비사회가 욕망을 통해 행복을 준다'라는 논증의 구조가 빠져 있는 것이 아쉽다.

 

△문제 해결력

 

윤상은 논증의 구조에서 '학업을 통해 개인은 화폐를 얻고, 사회는 발전을 얻는다 '고 하였다. 여기에서 '이유'의 구조를 더한다면 더 좋은 논증이 되지 않았을까 한다.

 

△문장력 및 표현력

 

논술은 소통의 구조를 갖는다. 소통은 논증의 구조를 갖는다. 화폐는 개인과 사회에서 평등의 기회를 부여한다.

 

화폐경제를 통해 개인은 힘과 같은 물리적 도구가 아닌 화폐로서 개인의 경제적 욕망을 이루고, 사회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논증은 주장과 주장에 대한 이유 + 구조를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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