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봉동에 위치한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북분원이 마침내 이달말 공사가 마무리되고 11월에는 준공식을 갖게 된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1639억 원(국비 1363억 원, 지방비 276억 원)이 투입돼 결실을 맺게 된 것이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연구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KIST는 그동안 창조적인 원천기술의 연구 및 개발을 통해 첨단 연구성과를 도출해 왔고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면서 국제협력을 주도해 온 국책연구기관이다. 전북분원은 탄소나 그래핀 등 복합소재의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그런데 연구과제 수행의 핵심인 장비 구축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문제다. 전북도는 내년도 연구과제 및 장비 구축비로 360억원을 요구했지만 반영된 예산은 36.7%인 132억 원에 그쳤다. 올해 예산도 운영비와 연구사업비, 장비구입비 등 567억 원을 요구했지만 요구액의 8%인 45억 원만 반영됐다. 이중 장비 예산은 고작 10억 원이었다.
당초 예산을 요구할 때는 기관이 일할 목표를 세우고 그에 따른 장비나 과제수행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산출한 뒤 몇차례씩 검토과정을 거치는 절차를 밟는다. 무턱대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예산을 심의하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대폭 칼질을 한다면 연구과제가 제대로 수행될 리 없을 것이다.
이런 소규모의 예산으로는 물질분석 장비와 분광학 측정분석 장비, 초고온 열치리 장비를 들여놓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복합 소재의 조기 국산화와 복합소재 원천 기술을 개발한다는 당초 목적을 달성하기도 힘들 것이다. 특히 올해 배치되는 33명의 인력 운용 효과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된다.
다른 산업에 비해 선점효과가 큰 탄소나 그래핀 등을 활용한 복합소재 개발사업의 특성상 개발시기를 놓치면 선진국과의 격차도 더욱 벌어질 것이다. 탄소시장은 미국 일본이 선점하고 있다. 탄소 복합소재 개발의 특화 당위성이 큰 만큼 예산 및 인력이 충분히 뒷받침돼야 한다. 국책연구기관이 연구할 장비가 없어 개점 휴업상태가 된다면 비효율의 극치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
정부는 지금까지 청사 건립이 안돼 예산지원에 미온적이었지만 이제는 청사가 준공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과제수행에 들어가는 만큼 예산을 충분히 지원해 주어야 한다. 도내 정치권도 예산 증액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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