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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여건 외면한 무상보육 중단 위기

지방 재정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상보육 추진이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전북도는 2일 정부가 제시한 0~2세 영·유아 무상보육 재원대책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육시설의 신규 이용 아동 증가에 따른 추가 부담액에 한해 올해만 지원하고 내년도 무상보육 및 누리 과정의 예산대책이 누락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전날 전국 지자체의 올해 보육료 지원분 6639억원 가운데 신규 아동을 위한 소요액 2851억원만 중앙정부가 지원하고 나머지 기존 어린이집 이용 아동분은 지자체가 부담하는 방안을 내놓았었다.

 

그러나 도내 시·군의 영·유아 보육료 국비지원 비율은 평균 54% 수준으로, 정부의 무상보육 확대로 210억원 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니 올 11월이면 전주 군산 남원 무주 진안 장수 등 6개 시·군이 관련예산이 바닥을 드러내다가 12월이면 그 외 8개 시·군까지 보육예산이 고갈되면서 이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연장선상에서 전국 시·도지사협의회와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도 엊그제 무상보육에 필요한 돈을 못 내겠다는 바람에 전면 중단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무상보육 정책이 지난 3월 시행된 지 몇 달 만에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이들 두 단체는 공동성명에서 "이번 문제는 지방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도입하면서 생긴데다 이번 정부대책마저 일부 보전에 불과하다"며 부족한 재원을 전액 국비로 추진해 줄 것을 촉구했다. 당초에 정책을 결정할 때 사전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앙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무상보육은 보편적 복지이므로 국비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다 돈을 부담하라는 지자체의 주장은 물론 문제다. 하지만 졸속으로 무상보육을 결정한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이를 방기한 중앙정부의 무기력함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이렇게 낭비해선 안 된다. 충분한 사전준비를 거쳐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할 보육정책이 졸속으로 추진된 대가라고 내버려두기엔 너무나 큰 비용이다. 무상보육을 이제 와서 되돌리자는 얘기는 아니다. 정부 정책이 수개월 만에 바뀐다면 어느 국민도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지자체가 보육비를 지원하지 못하거나 무상보육 자체를 거부하기라도 해서 '보육대란'이 벌어지면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정부는 명심하기 바란다. 어떻게든 파국은 막아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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