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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정신

옛말에 '선비 논 데 용 나고 학이 논 데 비늘 쏟아진다'는 말이 있다. 학문을 닦고 인품을 갖춘 사람, 또 행실이 착한 사람은 주변 사람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쳐 긍정적 결과를 낳는다는 의미다. 선비란 말은 학문과 인품을 두루 갖추고 원칙을 지키며 의리가 있는 자를 일컫는다. 삼국시대에 유교문화가 수용되고, 고려 말엽 주자학이 도입되는 과정 속에서 선비의 의미가 강화되었다. 억불숭유정책을 쓴 조선에서 왕은 유교를 통치이념으로 삼았고, 선비는 유교이념의 실천자였다.

 

선비가 지향하는 가치는 의리, 절개, 충절로 정리할 수 있다. 고려 말 정몽주, 조선 초 사육신 등이 보여준 행동은 충절의 극치이다.

 

조선시대 조광조는 선비에 대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오직 나라를 위해 도모하며, 일을 당해서는 과감히 실행하고 환난을 헤아리지 않는 자'라고 했다. 또 소인에 대해선 '머리를 숙여 아래 위를 살피고, 이쪽 저쪽을 주선하여 자신을 보존하는 자'라고 했다.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닥치면서 대권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한 양상이다. 후보들은 득표를 위해 각계각층의 덕망있고 능력을 갖춘 인사들을 대거 영입해 뛰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념적 차이 등 과거 전력과 상관없이 지금 당장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전선에 투입됐다. 이 때문에 항간에서는 '넝마주의'라는 말도 나왔다. 넝마를 줍듯이 득표를 위해 필요하다면 마구잡이식으로 인사를 영입해 쓰고 있는 선거전을 비판한다.

 

민주통합당은 과거 공화당과 민정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여당에 대응하기 위해 숱하게 당명을 바꾸고 변화를 꾀해 왔다. 그들이 당명을 바꾸고 헤쳐모여를 하면서도 내세운 것은 독재정권, 군사정권을 때려잡고 민주정부를 만들어 국가 번영을 도모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말하는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여당 후보로 출마하면서 그들의 선거 목표도 확고해졌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과거 민주화 동지 운운하며 평생 민주당 세력에 몸담아 온 유명 인사들이 철면피를 뒤집어 쓰고 새누리당으로 우르르 몰려갔다. 집토끼도 지키지 못하면서 선거전을 치르는 민주당이 한심하다. 정당에서 한평생을 뛰는 대중 정치인들이 선비정신을 버리는 작태는 꼴불견이다. 의리없는 인간이 대중에게 표를 달라는 건 넌센스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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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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