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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들의 미술에 대한 안목 넓고 깊어져 보람"

개막 7주만에 7만명 다녀가 전국 미술관 직원들도 감탄…근현대 작가 작품 교육적 효과 방학 맞은 학생들 많이 오세요

지난 10월 19일 전북도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세계미술거장전'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는 여러 이야깃거리를 남기고 있다. 세계미술계를 주름잡은 작가의 원작들을 우리 고장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다. 10억원 가깝게 투입된 전시회가 얼마만큼 성과를 거둘 지도 개막전부터 관심사였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 출발한 전시회는 개막 7주만에 7만 관람객을 돌파했다. 주당 평균 1만명이 전시회를 관람할 만큼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58)을 만나 거장전 유치와 진행 과정을 들어보았다.

 

-내년 2월 17일까지 진행되는 세계미술거장전이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중간 평가를 해주십시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느냐가 외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잣대인데, 관람객 수에서 일단 성공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막 7주 동안 7만명이 관람했으며, 이 추세라면 최소 10만명 이상 관람객을 유치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관람하며'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블록버스터급 전시회에 그만큼 목말라 했다는 방증입니다. 80대 어느 노부부가 전시장을 찾아 제 손을 꼭 잡고 감사하다고 하더이다. 죽기 전에 피카소 작품을 직접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는 거예요. 그림에 '그'자도 모르는 음식점에서 서빙하는 어느 아주머니는 친구와 함께 전시장을 찾은 뒤 입장료 2만원이 아깝지 않을 만큼 참 좋다고 했습니다. 전북도민인지 아니면 외지에서 온 분들인지 통계는 내지 않았지만, 타시도 관람객도 많습니다. 그림 마니아층이 오디오 가이드를 활용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전북 이외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전시회를 찾는다는 것 자체가 이 전시회의 가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원작이 아닌, 판화 작품이 많아 전시 작품의 질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도 있는 데요.

 

"유화 작품 원본만 전시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듭니다. 유일본이 아니라 작가 본인이 판화로 찍어낸 작품이라고 해서 그 가치가 결코 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서울 등 다른 전시회에서도 원본만으로 전시회를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샤갈, 피카소, 마네, 모네, 세잔, 몬드리안, 미로, 앤디 워홀 등 인상주의 화가부터 입체파, 초현실주의, 팝아트 작가에 이르기까지 근현대 작가들을 대거 아우르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습니다. 광주·대전·제주·부산·포항시립미술관장들이 직원들과 함께 대거 다녀갔으며, 자신의 미술관에서 이 작품들을 그대로 전시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물건'이 좋지 않으면 어떻게 이리 많은 전문가들이 전시회를 찾겠습니까."

 

-거장전이 지역 문화예술에 미친 파급이 있다면.

 

"어떤 분이 그러더이다. 거장전을 보지 않으면 화제에 낄 수 없다고. 또 술자리에서 안줏거리의 격이 달라졌다는 거예요. 교과서로 본 작품을 원작으로 보면서 아우라를 느낀다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몇 번씩 전시장을 찾는 분들도 있습니다. 도민들이 미술에 대한 안목을 넓히고 깊게 하는 데 일조를 했다고 자부합니다. 전시장에서의 예절을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미술관 자체 기획에 대한 의미도 큽니다. 예산이나 경험이 없어 대부분 기획사에서 전시회를 기획하는 데, 자체 기획을 통해 노하우를 쌓은 것도 우리의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전시회를 유치하게 됐습니까.

 

"도민들이 서울에 가지 않고도 명화를 볼 수 있게 하자는 게 지사님의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블록버스터급 전시회를 유치하기에 전북의 수요층이 적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전북에서도 이런 전시회 한 번쯤은 이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본 것입니다.

 

-유럽이 아닌, 베네수엘라에서 작품을 빌려왔는데요.

 

△당초 유럽쪽에 선을 댔으나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작품 임대비용이 비쌌습니다. 결과적이지만, 베네수엘라 국립현대미술관 등으로 선회한 것이 잘 된 일이었습니다. 유럽쪽에서 왔다면 이리 많은 작품들을 들여오기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전시회 진행 과정에서 아쉬움도 있을 텐데.

 

"전시회 유치에 어려움을 겪다보니 정작 전시 과정에서 챙기지 못한 게 많았습니다. 주말 관람객이 한꺼번에 몰릴 때를 대비해 관람객 안내를 위한 체계적 관리가 미흡했고, 많은 관람객 입장에 따른 항온·항습 문제도 소홀한 감이 있습니다. 전시회에 들어간 뒤에서야 보안을 강화한 것도 아찔했습니다."

 

-앞으로도 잠재적 관람층들을 겨냥한 관람객 유치활동이 필요할 텐데요.

 

"겨울 방학이 되면 학생들의 관람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승환 도교육감이 1억원의 후원금을 지원해 전시회의 교육적 기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전북지역 학생들에게 3000원으로 관람료를 할인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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