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등 전북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의 입주가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대형마트 망령이 되살아났다.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이 입주자들의 편리한 정주 생활을 위해 '혁신도시 내 대형마트 입점'을 허용해 줄 것을 전북도에 요구하고 나섰다.
이전기관들은 전북혁신도시가 전주시 외곽에 위치, 시민들이 원거리에 있는 대형마트나 전통시장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이 크다고 주장한다. 또 전북혁신도시가 최상의 정주여건을 갖춘 자족형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형마트가 들어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전북도청 홈페이지에도 모두 5건이 실려있고, 조회 건수가 수백건에 달할 만큼 누리꾼 관심도 높다. 댓글을 남긴 시민들은 형식논리와 정치논리를 벗어나 혁신도시 조기정착을 위한 정주여건 조성 차원에서 대형마트 입점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북혁신도시 상권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형마트가 들어와도 소상공인들에게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혁신도시 이전기관 및 입주자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신도시에서 출발하는 시민들이 생활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자치단체 차원의 관심과 지원도 필요하다.
하지만 혁신도시 내 대형마트 입점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대형마트가 중소도시까지 우후죽순처럼 침범, 영세 소상인들을 초토화시키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를 일으켰다. 이 같은 대형마트 폐해를 막자는 취지에서 결정된 것이 전북혁신도시 지구단위계획을 통한 대형마트 원천 봉쇄였다.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대기업의 횡포를 일부 시민들이 벌써 망각한 것 같아 우려스럽다.
혁신도시에 대형마트가 없어 주민들이 불편하다는 주장은 지나침이 과하다. 전북도는 지난 2008년 국토해양부가 승인한 전북혁신도시 개발사업 실시계획에서 대형마트 입점을 원천 봉쇄했지만, 대신 특별계획구역을 지정해 판매시설 중 1000㎡ 미만의 상점이 들어서도록 조치했다. 주민들이 편리한 소비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적정 규모의 상권 형성이 가능하다. 또 혁신도시에서 5∼10㎞ 내외 지역에 대형마트 4곳과 전통시장이 있어 정주·소비생활을 침해받을 요인도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가 "지역상권을 보호해야 하지만, 혁신도시 정주여건도 필요하다" 운운하며 허용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은 유감이다. 전북도가 대형마트 입점을 허용한다면 도지사가 정치적 이익을 위해 도민을 우롱한 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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