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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디드 커피

커피 한잔 선물보다 함께 마실수 있도록 여유 있는 사회돼야

▲ 김별이 전주대 블로그 기자
그쪽이 기억하고 있는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에 대한 기억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한 동안 SNS 에 돌고 돌았던 서스펜디드 커피에 관한 사진 한 장은 나를 뜨겁게 만들었고 금세 차가운 얼음과 같은 마음으로 만들었다. 서스펜디드 커피란 하나의 운동이나 캠페인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커피를 즐기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커피숍에 커피를 맡기는 것으로 그 방법은 커피를 3잔이나 4잔 주문하고 "2잔은 마시고 2잔은 맡겨 논다."고 말하면 커피를 즐기지 못하는 누군가가 찾아와서 서스펜디드 커피가 있는지 물어보고 마시는 것이다. 작은 즐거움을 선물하는 것이다.

 

커피를 마시고 있는 사진 한 장이 모두의 주목을 끌고 여기저기서 자신들도 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은 서로가 경쟁의 구도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경쟁의 관계 속에서 서로를 공격해야하고 나에게 돌아올 공격에 대비하고 준비하는 동안 사람들은 함께할 수 있다는 작은 즐거움을 잊고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너도 나도 동참하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다른 방향에서 생각해 본다면 이미 경쟁구도의 관계에서 떨어져 흔히 말 하는 낙오자의 개념을 가진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의 한 잔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스펜디드 커피라는 개념이 나눔의 의미에서 나오는 것이든 위로의 의미에서 나오는 것이든 커피 한 잔의 여유도 없는 사람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서 우리들이 그들에게 보여야 하는 태도는 어떤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서스펜디드 커피를 만들어야 했던 이유는 그들이 사회에서 멀어지기 전에 감싸주지 못했고 도움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서는 커피한잔을 사주는 것으로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덮어버리는 것일 수도 혹은 도움을 주고 있으니 괜찮아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도움을 주려면 확실한 도움을 주어야하고 내 입장이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필요한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커피 한 잔의 여유일지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 새로운 모습의 캠페인이 커피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 음식에서도 적용되어지고 있는데, 결국 그들의 문제에 대한 1차적인 해결일 뿐이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말하고 싶다. 그들에게 커피 한 잔이 아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우리들이 가지는 배움의 의미가 나만 잘 살아가면 된다는 의미에서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바뀐다면 그래서 경쟁만이 존재하는 사회가 아닌 나눔 속에서 경쟁이 존재한다면 사진 한 장에 담긴 나눔의 모습에 감동할 이유가 사라진다. 그렇다고 서스펜디드 커피 문화를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단지 감동이란 부분은 커피 한 잔을 나누는 것에서 느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더 이상 사회에서 멀어지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키워 나와 같은 사회라는 공간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커피를 마시며 친구들과 혹은 사랑하는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혹시 커피를 맡겨두는 누군가가 있다면 봉사를 하고 있다거나 도움을 주고 있다고 자신을 포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 자신이 함께 성장하는 하나의 방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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