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발목을 부여잡고
10여 년간 몸부림 발버둥치며 사정 했는데도
무엇이 그리 급하고 역겨워
아내는 매정하게 날 뿌리치고, 기어이
60년 정든 밧줄 자르고 하늘나라로 떠나버렸다.
임 떠난 빈자리, 자욱 자국마다
그리움의 먼지만 가득 눈발에 밟히어
크고 작은 분화구로 뻥 뚫린 가슴
황소의 한숨만이 드나들며
깊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듯 아리고 쓰린 가슴
슬픈 장마 비만 칭얼칭얼 내린다.
아아 어찌 하오리까
불러 봐도 대답 없고 흔적 없는
신기루처럼 구석구석 살아났다 사라지고
사라지다 살아나는 임의 환상
끝없는 아득한 어둠의 사막 길
이제 홀아비라는 지팡이에 의지하여
외로운 고독만이 밤을 지샌다.
* 고두영 시인은 1989년 월간 장르로 등단. 시집'들풀의 향기'등 8권, 문집 '석양의 길목'등 7권이 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