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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가 흥할 수 있었던 이유

전쟁 중 물자고갈 됐을때 원로원 앞장서 재산 헌납 사회 지도층 모범 보여야

▲ 김의한 군산대신문 편집장
수레는 앞에서 끌어도 뒤에서 밀어도 움직인다.

 

그러나 앞에서 끄는 사람이 방향을 잘못 잡으면 엉뚱한 곳으로 가고 만다. 한 집단에서 지도층은 앞에서 수레를 끄는 사람들이다. 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의무를 요구할 때 “귀족성은 의무를 갖는다”는 의미의 프랑스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사용되곤 한다.

 

한때 세계를 지배했던 로마의 귀족들은 모범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모범이다. 사회 지도층이 먼저 희생하고 모범을 보인다면 시민들은 그들을 존경하기 마련이다.

 

기원전 218년, 전쟁이 10년째에 이르렀을 때 로마의 인적, 물적 자원이 고갈됐다. 이때 콘술 라이비누스는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우리가 먼저 부담을 집시다. 원로원들이여 우리의 신분을 나타내는 징표인 반지를 제외한 모든 금, 은, 주조한 동전을 모두 내일까지 국가에 바칩시다. 국가를 잃는다면 개인들의 재산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라이비누스의 연설이 끝나자 원로원 의원들은 대대적인 재산헌납 운동을 펼쳤다.

 

모두들 앞 다투어 각종 귀금속을 국가에 바쳤다. 이때 원로원 의원들이 자발적인 재산 기부로 인해 로마는 해군을 양성하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건강보험료가 직장가입자 최고보험료의 절반 아래인 것이 공개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불평등하다고 말하기도 하고 잘못 되도 한참 잘못된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사실 이 회장이 그룹에서 보수를 받지 않아 지역가입자로 돼 있는 것도, 건강보험공단이 정해놓은 지역가입자 보험료 상한이 219만원인 것도 거짓이 아니기에 이 회장의 건보료가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회장의 건보료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대중이 거대 그룹의 총수이고 우리나라 최고의 재력가인 이 회장을 사회지도층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은 사회지도층에게 작은 것이라도 사적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 줄 것과 대중에게 모범이 돼 줄 것을 요구한다.

 

지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대중에게 모범을 보일 때 집단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

 

사회보장제도의 일환인 건강보험료로 인한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 건강보험료 납부를 회피하고자 편법을 사용했다는 논란이 있었고 상대적으로 수입이 높은 건축사,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건강 보험료를 내지 않고 버티는 경우가 일반 직장인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지속적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한다면 국민들은 모범을 보이지 않는 사회 지도층에 실망하고 계층 간 갈등만 더욱 심해지기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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