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 다가서기
지난해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패딩 점퍼가 돌풍을 일으켰다. 이른바 ‘등골 브레이커’라는 이름까지 얻었던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다.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제품이지만 길에서는 마치 교복을 입은 것처럼 흔하게 발견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는 패딩 계급도가 유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노스페이스보다 더 고가의 프리미엄 패딩이 유행하면서 ‘新 등골브레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캐몽’의 시대다. ‘캐몽’은 해외브랜드 ‘캐나다구스’와 ‘몽클레르’를 합성한 단어로 고가 패딩 브랜드를 가리키는 말이다. 캐몽 열풍에 힘입어 국내 중저가 브랜드에서는 캐나다 구스를 카피한 제품까지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청소년 프리미엄 패딩 열풍, 과연 이대로 좋은가?
■ 신문 읽기
〈읽기자료1〉
일그러진 그들만의 ‘신분증’
지난 2011년 겨울 처음 등장한 노스페이스사의 패딩점퍼는 최저 25만원에서 최고 70만원대의 고가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네티즌들은 노스페이스 점퍼를 가격에 따라 저가모델은 노예, 중간가격의 모델은 평민, 최고가는 왕족이라는 계급까지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등골 브레이커가 등장했다. 바로 캐몽이라고 부르는 고급 패딩점퍼다. 수입 브랜드인 캐나다구스와 몽클레르는 한 벌당 기본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중고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1위로 꼽힌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명품관)에 입점한 몽클레르는 올 들어 월평균 1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캐나다구스도 매출이 월 7억원에 달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가 패딩 구매고객 중 상당수가 부모와 함께 온 중고생들”이라며 “작년만 해도 구입 고객 중 청소년 비중이 절반도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본사 차원의 마케팅은 전혀 없었다”며 “매장에 방문한 청소년들이 먼저 모델명을 알아와 상품을 보여 달라고 할 정도로 또래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수십만원대의 일제 가방이 유행이다. 란도셀이라고 불리는 이 가방은 대부분 일본에서 직수입 되는데 최소 3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비싸도 내 아이 기 살리기 위해서” vs “또래집단의 자연스러운 차별의식”
이처럼 고가의류와 학생용품이 유행하면서 부모들의 부담은 당연히 커지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김용희(44) 씨는 “불과 1년 전에 국산 고급 브랜드의 점퍼를 사 줬는데 올해 또 다른 브랜드를 사 달라고 조르는 아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마음 같아서는 아무 브랜드나 입으라고 하고 싶지만 혹시나 학교에서 우리 애만 기가 죽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지갑을 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또래집단에서 차이를 드러냄과 동시에 집단에 소속되고 싶은 심리가 청소년 사이에서 존재한다”며 “한 시기에 유행하는 옷이나 용품에 대해 무리를 해서라도 소유하고 싶어 하는 게 청소년들의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출처-헤럴드 경제 2013년 12월 3일자〉
〈읽기자료2〉
‘명품패딩’ 국내 오면 가격 두 배 뛰어
100만원을 훌쩍 넘는 ‘명품 패딩’이 완판(출고된 물량이 모두 판매된 상황을 표현하는 신조어) 행렬을 이어가는 가운데, ‘거품 가격’과 기능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해외 현지 실제 가격과 비교할 때 이 제품들은 한국에서 최대 2배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중략)캐나다 구스에서 베스트셀러인 ‘익스페디션 파카’는 현지 판매가가 795캐나다달러(한화 82만원)이지만 한국에서는 125만원을 받고 있다. 현지와 가격이 이처럼 차이나는 이유는 국내 가격에 세금과 물류비, 백화점 수수료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고려하더라도 가격차가 2배 가까이 나는 것은 ‘지나친 거품’이라는 지적이다. 특정 수입업자를 통한 독점 수입 구조로 공급 물량을 조절되다보니 ‘부르는 게 값’이 되며 수입업자가 과도한 이윤을 얻고 있는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유독 프리미엄 패딩에 열광하다보니 이를 악용해 고가 정책을 쓰는 등 배짱 영업을 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와 함께 프리미엄 패딩의 기능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국내 브랜드 제품보다 최소 2배 이상 비싼 이 패딩들의 충전재가 빈약하다는 것이다. 캐나다구스는 브랜드명(goose·거위)과는 달리 180만원대의 일부 제품군을 제외하곤 모두 오리털로 제작된다. (중략) 실제 국내 A브랜드 B패딩점퍼는 50만원대이지만 충전재로 구스다운을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비싸면 무조건 팔린다’는 인식으로 폭리를 취하려는 수입 브랜드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상술에 휘둘리기보다 다른 유통 채널이나 제품 정보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조선일보 2013년 12월 30일자〉
■ 생각 열기
△ 〈읽기자료1〉을 읽고 물음에 답해봅시다.
- 청소년들 사이에 프리미엄 패딩이 유행하는 이유를 찾아 정리하여 봅시다.
- 이에 대해 학부모들이 부담을 느끼면서도 프리미엄 패딩을 구입하는 이유를 찾아 정리하여봅시다.
△ 〈읽기자료 2〉를 읽고 물음에 답해봅시다.
- 동일한 해외브랜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현지와 한국에서의 가격차이가 생기는 원인을 찾아 정리하여봅시다.
- '한국에서는 비싸면 무조건 팔린다’는 인식에 대해 소비자 입장에서 가져야 할 바람직한 자세를 찾아 정리하여봅시다.
■ 생각 키우기
△ 기대적 동경(Anticipatory aspiration)
일반적으로 고품질의 한정 제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나 심리를 의미한다. 기념주화나 우표, 백화점의 특별 한정 세일, 홈쇼핑의 주문 제한 시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 보르빈 반델로브의 〈불안, 그 두 얼굴의 심리학〉 중에서
“사람들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당신에게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 그리고 남이 당신을 부정적으로 보리라는 생각에서 벗어나라. 어쩌면 당신의 블라우스에 있는 아주 작은 얼룩이 아니라 당신의 건강한 혈색을 보고 감탄할지도 모른다.“
△ 데이비드 엘킨드(D.Elkind)
- ‘상상속의 관중(imaginary audience)’
청소년들은 자신이 무대에 서 있는 주인공이고, 주위 사람들은 관중처럼 자신을 주시하고 평가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자신의 에너지를 상상속의 관중에게 잘보이는데 소비한다.
- ‘개인적 우화(personal fable)‘
청소년기의 자아중심성으로 인해 청소년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특별한 존재이며 자신의 사고, 감정, 경험세계는 다른 사람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다.
■ 생각 더하기
△ 실용적 사회에서는 시간절약형, 기능성 제품을 선택하고 불필요한 소비를 자제하는 반면 위신과 대외적 평가를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과소비 현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1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패딩을 ‘없어서 못 파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위신과 대외적 평가를 중시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아직 자아정체성이 형성되지 않는 청소년들이 유행만을 추구하는 현상은 거꾸로 유행에 뒤처지면 소외되도록 만들기도 한다. 기업들은 “이 제품을 사지 않으면 또래의 무리에서 소외될 거야”, “이 제품은 너를 모두가 부러워하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거야” 등으로 제품 마케팅에 청소년들의 심리를 자극하기 위한 메시지 전략을 심어놓는다. 이러한 청소년 명품 선호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여 1000자 내외로 써봅시다.
■ 용어 정리
△ 등골 브레이커
명품을 사기 위해 자기 부모의 등골을 휘게 하는 것도 모자라 부러뜨릴 정도로 극성인 ‘철없는 청소년’에게서 나온 은어이다.
△ 또래집단(peer group)
주로 놀이를 중심으로 비슷한 나이의 구성원들이 형성한 집단을 말한다. 집단의 형태는 연령에 따른 생리적·심리적 성숙도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되는 점은 집단의 형성이 자발적이라는 데 있다. 특정한 나이의 또래집단에 같이 속해 있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평생을 통해 밀접하고 친밀한 연대 관계를 유지한다.
△ 마케팅(marketing)
소비자에게 최대의 만족을 주고 생산자의 생산목적을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시키는 방법에 의하여 재화와 용역을 생산자로부터 중간생산자나 소비자에게 유통시키는 일체의 기업활동을 의미한다.
■ 학생글
현명한 소비문화 자리 잡아야
학부모 입장에서 자녀의 기를 살려 주기 위해 수십만원 아니 수백만원을 들여 비싼 패딩점퍼를 사 준다는 게 과연 좋은 방법일까? 라고 생각해보았다.
자녀의 기를 살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왜 비싼 패딩점퍼를 사서 입혀주어야 자녀의 기를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할까? 비싸니까? 다른 사람들이 부러워할 것 같아서? 아니면 다른 사람들보다 좋은 옷을 입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서? 궁금하여 엄마께 여쭤보았더니 엄마께서는 “과시욕 때문이지 않을까?” 라고 말씀하셨다.
과시욕 때문에 비싼 패딩점퍼를 입는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과시욕보다 학생들에게는 따뜻함이나 활동하기 편한 옷이 우선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자녀의 기를 살려주는 방법은 부모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격려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학생들 스스로도 100만원이 넘는 비싼 패딩이 사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모님께서 경제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달라고 조르는 행동은 사치이다. 앞으로는 사치스러운 소비대신 현명한 소비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서영 (순창중앙초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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