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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출신 이오장 시인 시집 '고라실의 안과 밖' 출간

직접 체험한 농경생활 바탕 / 김제지역 언어 문화 탐색 / 전북지역 시문학 외연 넓혀

▲ 이오장 시인

써레질’‘홀태’‘코뚜레’‘다듬이’‘도고통’‘두엄’‘금줄’‘확독’‘구들장’베틀’‘고지’‘작두’‘부지깽이’‘등잔’‘풍구’‘젖둠벙’…

 

40~50대 이상이면 기억하고 이해할 수 있는 용어지만, 20~30대 젊은 도시인들에게 이 정도의 농사 용어도 생소하고 낯설 것 같다. 기계화에 따라 농사짓는 방법이 바뀌고 옛 농사 도구도 사라지고, 농사일의 풍속도 크게 바뀌면서다.

 

김제 출신 이오장 시인(62)이 농경문화를 테마로 한 시집 <고라실의 안과 밖> 을 냈다(시문학사). 시를 통해 잊혀져가는 농경문화를 조명하고, 김제지역의 방언들을 거침없이 시에 풀어놓은 이 시집은 농촌 민속문화의 보물창고로 이태영 전북대 국문과 교수는 평가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의 기구가 필요하고 거기에 따른 언어와 행동이 발생한다. 이것이 농경문화 즉 인간의 기본적인 문화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우리는 그것을 잊고 산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 시인은 “인간 생존의 기본인 농경문화를 잊어서는 안 되며, 현재 쓰지 않는다고 그 시절의 물건이나 말을 잊어버린다는 것은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곧 근본을 지우는 것이고 조상들의 정신을 끊어버리는 것이다”고 했다. 농경생활에 관한 시에 주목한 배경이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시문학> 에 2013년 1월부터 12회에 걸쳐 발표한 것을 시집으로 묶었다. 자신이 직접 체험한 농경생활을 바탕으로, 전통농기구박물관을 찾아다니고 사전적인 내용도 참고했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후대의 지표를 위해 약 1천개의 주석을 달아 ‘주가 있는 시집’이 됐단다.

 

모내기·써레질·못자리와 같은 농사일을 하는 풍경, 홀태·쟁기·가래와 같이 농사일을 하는 도구, 씨오쟁이·넉가래·훑이·매통과 같이 농사와 관련된 문화를 시로 읊었다. 코뚜레·배메기소·부리망 등을 통해 농사일을 하는 소를 노래하고, 따비·씨아·딸개에서 밭농사의 모습을 그렸다.

다듬이·모시삼기·옹탱이·고지·갈퀴치기·베나르기·베틀·물레의 시로 농촌의 생활문화를 노래하고, 채반·확독·디딜방아에서 여인의 고된 삶을 이야기 했다. 달코다리·단골네·솟대·터줏가리는 전통신앙과 민속신앙을, 쑤기·새잡기·서리·연자세는 옛 놀이를 떠올리게 한다.

 

이태영 교수는 이를 종합해 “가장 한국적인 농촌의 일, 풍경, 일상, 문화를 담은 시집이다. 농촌의 풍경 사진을 보는 듯하고, 농춘의 풍경을 여러 색으로 칠한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고 평했다. 또 “지역어와 지역문화적 관점에서, 농경문화의 중심지인 김제지역의 언어와 문화 및 정서를 시적으로 형상화해 전북지역의 시문학에 소중한 기여를 하고 있다”고 보았다. 지역의 언어와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탐색을 통해 전북지역 시문학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한국의 시문학의 미래를 성찰케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복 서울대 언어학과 명예교수는 “김제지역의 농촌시를 지으면서 문학자와 어학자의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해냈다”며, 방언적인 공헌과 문학과 어학의 융합을 높이 평가했다.

 

이 시인은 한국문인협회 중앙위원·한국현대시인협회 상임이사· <사상과 문학> 편집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 <바람꽃을 위하여> <꽃과 나이테> 등 10권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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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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