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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 출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자사고 바로 잡아 일반고 전성시대 열겠다"

   
▲ 지난 15일 서울시 교육청에서 만난 전북출신 조희연 교육감이 선거 과정에서의 뒷얘기와 향후 계획, 전북 교육과의 연계 방안 등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감은 흔히 대한민국 교육을 대표하는 ‘교육소통령’으로 일컬어진다.

 

수도 서울의 교육 책임자인 제20대 서울시 교육감에 전북 출신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취임했다.

 

지난 15일 서울시 교육청 교육감실에서 조희연 교육감을 만나 선거 과정에서의 뒷얘기와 향후 계획, 전북 교육과의 연계 방안 등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 먼저 제20대 서울시 교육감 당선과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향후 4년간 어떻게 이끌어 가실지 말씀해 주십시오.

 

“임기 내내 서울교육이 과거와 다른 새로운 교육으로 탈바꿈해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교육 초석을 놓겠습니다. 진보교육감으로 출발했지만 사랑받는 교육감이 되겠습니다. 임기중 진보의 가치, 노무현의 진정성, 김대중의 현실주의적 방법론 3가지를 끝까지 견지할 생각입니다. 우선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습니다. 특목고 이외에 자사고가 생기면서 성적 우수 학생을 독점하게 돼 일반고의 황폐화가 심각하고, 고교 선택제까지 맞물리면서 일반고의 쇠락이 심각합니다. 전북지역처럼 자사고가 많지 않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서울의 경우 자사고가 무려 25개나 됩니다. 학업에 대한 적성이 없는 학생들에 대한 적절한 교육과정 혜택이 없다보니, 많은 학생들이 교육 사각지대에 방치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은 우선 자사고 등 고교 서열을 부추기는 학교에 대한 극복방안이 마련돼야 합니다. 자사고가 일반고로 전환하고 학생균형선발제가 실시된다면, 성적 분포가 학교마다 고르게 돼서 학교간 격차로 인한 열등감이나 불필요한 학교간 성적 경쟁 없이 자율적인 학교 발전 방안을 강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혁신학교의 성과가 일반학교 전반에 확산되고 다양하게 실험되도록 하는 방향도 검토 중입니다.”

 

- 일부에서는 무명 후보가 일약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고 하는데, 선거 과정에서 가장 고비가 됐던 때는 언제입니까.

 

“인지도가 매우 낮았던 것 자체가 출발점에서부터의 어려움이자 위기였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인지도 제고와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었죠. 교육 행정가로서의 자세를 보여주고 꾸준히 대중과 소통한다면 얼마든지 인지도 및 지지도를 올릴 수 있으리라고 믿었기에 다른 한편으로는 담담하고 초연한 심정이었습니다. 만에 하나 어렵게 되더라도 민주진보교육의 이상을 널리 알리고 우리 사회에 보다 큰 교육의 본질적 의제를 던짐으로써 사회 인식의 지평을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더 이상 이대로의 교육으로는 새로운 사회, 지속가능한 미래,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뼈저린 문제의식과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진보교육감이 약진한 것은 이른바 1기 진보교육감 시대를 통해서 혁신학교 등 공동의 정책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과거와 달리 훨씬 더 좋은 교육의 학습효과가 있었다고 평가받은 것으로 봅니다.”

 

- 전북의 경우, 현실적으로 수도권 중심의 유명대학에 쏠리는 현상을 도외시할 수 없는데 과연 수월성과 평준화를 어떻게 조화시키는게 바람직하다고 보십니까.

 

“수월성 측면도 당연히 교육 목표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수월성을 성적 중심의 서열화로 접근한 측면이 있습니다. 진정한 수월성이란, 단순한 교과목 중심의 단편적 지식의 점수화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각자의 타고난 능력과 적성, 자질, 재능 등의 다양성이 존중되면서 그 자체로 최대한 발휘될 수 있도록 하고, 그것을 포함한 다층적인 전인격적 역량이 제각각 최고에 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다만, 아직까지 우리 교육이 대입구조에 종속돼 있는 상황에서 당장 대학을 가기 위한, 그것도 보다 더 나은 대학을 가기 위한 실력 향상을 도외시 할 수는 없는 상황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위와 같은 방향으로 가되, 단기적으로는 대학 진학을 위한 교육 기회와 혜택이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도록 기회의 평등을 실현해야 합니다. 전북을 비롯한 지역 학생의 경우, 수도권 대학으로의 진입을 위한 입시교육이 훨씬 강화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큰 틀에서 대한민국 교육체제가 혁신돼서 학벌구조가 극복된다면, 대학간 격차가 별로 없어지게 되고, 결국 각 지역의 모든 대학들이 균형있는 발전을 할 것이며, 그러면 각 고교생들은 고교에서의 학습 결과를 바탕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진보교육감 체제에서 청렴도 향상이나 전인교육 등은 큰 성과로 꼽히는데, 또 한편에서는 지나친 편가르기 등으로 인해 성향이 다르면 요직에 발탁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편가르기나 파벌의식이 커지고 있다는 것은 일부 보수 언론이 이를 과장하거나 확대하기 때문으로 봅니다. 제가 취임하면서 가장 강조했던 것 중의 하나가 편가르기, 배제가 없는 공평, 형평성 원칙에 충실한 교육감이 되겠다고 했습니다. 모든 교육 주체를 동등하게 존중하고 모두의 말을 경청하며 민주적인 의견 수렴과 의사 결정 절차를 밟겠다는 것입니다. 특정 정치적 성향과 이념, 또는 특정 시민사회단체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교육감’이 되겠다는 게 바로 제 소망입니다.”

 

- 전북교육청과의 협력이나 공조를 어떻게 해나가실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대단히 열정적이고 소신이 뚜렷한 진보교육감의 표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재선이시니만큼 전북 교육을 성공적으로 이끈 노하우와 성과를 나눠주시기를 기대하고 또한 저도 잘 듣고 배우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차원에서 긴밀한 협의와는 별도로, 전북교육청을 직접 찾아서 선진 교육 행정을 배우고, 상생 방안도 모색할 계획입니다. 다만, 제 개인적으로 전북교육청의 진보정책 중 70~80%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다른 입장도 반영할 생각입니다. 자치단체인 서울시와의 협력 관계는 이미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실무 차원에서 구체적인 협력방안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서울시뿐 아니라, 구와 시민사회까지 아우르는 보다 더 큰 틀의 교육협력체계를 만들려 합니다. 끝으로 제가 이 자리에 있게끔 해주신 전북도민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전북교육이 한 차원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으겠습니다.”

 

● 조희연 교육감은 참여연대 창립 주도한 '교육자치의 박원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58)은 정읍에서 태어났으며 전주풍남초, 전주북중을 졸업한 뒤 서울 중앙고,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연세대 사회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잇따라 취득한뒤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로 활동했다.

 

고교에 진학하면서 고향을 떠났지만, 출향인들의 모임인 재경전북도민회(회장 송현섭)와도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

 

교육감이 되기전 그는 일반인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학계에서는 꽤 유명세를 떨쳤다. 성공회대 시민사회복지대학원, NGO대학원장과 일반대학원장을 지냈으며, 교무처장, 기획처장 등도 역임했다.

 

‘월간 사회평론’ 편집기획실장을 지낸 그는 1995년 박원순 변호사와 함께 ‘참여연대’를 창립, 참여연대 사무처장, 집행위원장, 정책위원장 등을 역임하는 등 현실 사회에 깊게 관여하기 시작했다.

 

민교협(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의장을 지내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번 교육감 선서에서 진보진영 단일 후보로 선정되면서 언론의 조명을 받았고, 진보와 보수 진영의 복잡한 대결구도 속에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1995년 참여연대를 창립하면서 조희연 교수가 초대 사무처장(비상근), 박원순 변호사가 2대 사무처장(상근)이 되면서 참여연대의 중흥기가 시작됐다.

 

지난 2000년 박원순 변호사가 주도한 낙선운동에서도 ‘정책자문 교수단’을 조직하고 이끌면서 ‘교육자치의 박원순’이란 별명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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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병기 bkweeg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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