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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을 이겨내기 위한 생각과 행동

▲ 이용일 K-water 전북지역본부 관리처장
지금은 장마철이다. 홍수 걱정이 자연스러운 때이다. 그런데 전국 곳곳이 계속되는 마른장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상한 일이고 강수량 부족이 원인이다. 올여름에 내린 비는 예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엘니뇨와 기후변화 탓을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당장 현실이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농작물이 말라죽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장마전선의 북상예보와 간혹 들리는 비 소식으로 봐서 농작물 해갈은 어느 정도 기대해도 될 것 같다. 그러나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과학적인 분석 결과로는 완전한 가뭄 해소에는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전북지역은 용담댐, 섬진강댐, 부안댐 등 수자원 시설과 이미 확보하고 있는 물 덕분에, 당장 급한 생활용수나 농업용수 등에 대한 걱정은 안 해도 되니 여간 다행히 아니다.

 

인간은 자연 앞에서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가능한 최선의 방안은 미리 대비하는 것뿐이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가뭄이 올해만의 특별한 기상현상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가뭄은 거의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수자원 총량은 1,297억㎥이나 되지만 이용할 수 있는 양은 333억㎥(2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증발(42%)되거나 바다(32%)로 흘러버린다. 연평균 강수량(1,274mm)은 세계 평균(800mm)보다 많지만, 강수량의 2/3가 여름에 집중되는 기후 특성상 귀중한 수자원 대부분이 바다로 버려진다. 댐과 같은 물그릇이 필요한 이유다. 국민 정서와 사회적 여건 등 넘어야 할 벽은 높지만, 친환경 중소규모 댐 건설 등이 여전히 매우 유효한 수단임이 분명하다.

 

현재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기왕에 확보한 수자원을 지역적으로 유효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고히 하는 방안이다. 수량, 수질, 생태까지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통합수자원관리(IWRM, Integrated Water Resources Management)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IWRM은 지역적 가뭄 해결이나 용수부족 방지에 유리해서, 강수량의 지역적 편차와 변화폭이 큰 우리나라에 특히 알맞다.

 

수자원 확보와 아울러 이미 확보하고 있는 수자원의 효율적인 이용만큼 중요한 것이 물 절약노력이다. 우리나라는 높은 인구밀도와 강수량의 계절적 지역적 편차 등으로 효율적 물 관리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전북의 경우 현재 생산원가 대비 84%의 가격으로 물이 공급되고 있다. 원가에도 못 미치는 낮은 가격은 물의 가치와 유한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을 방해하는 측면이 있다. 절수기 및 중수도설치, 물 절약 프로그램 참여와 같은 수요자들의 적극적인 물 절약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의 작지만 꾸준한 실천이 모여 위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여름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비 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가뭄을 이겨내는 일에 마음을 열고 힘을 보태자. 자연의 변화는 도무지 종잡기 어렵고 그 변화의 위력 또한 종종 한계를 넘어서지만, 우리는 언제나 선택할 수 있고 행동하고 실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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