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첫 장애인 근로사업장으로 출발 / 구이 과정 조미료 안 써 소비자 큰 호응 / 직원 63명, 월급 쪼개 이웃사랑 동참
장애인들과 함께 행복한 꿈과 희망을 그려가는 기업이 있어 화제다.
바로 부안군 부안읍 봉두길 사회복지시설지구 내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바다의 향기(대표 유정호, 시설장 조상완)’가 그 주인공이다.
바다의 향기는 2011년 1월 부안군으로부터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위탁받아 공장동(788㎡)과 사무동(248㎡) 등 총 1036㎡ 부지에서 부안군 장애인 근로사업장으로 출발했다.
부안군이 그동안 열악한 환경과 근로조건에서 작업하던 장애인들에게 보다 나은 작업환경을 제공하고 근로소득 증대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전북 최초로 장애인 근로사업장을 설립한 것이다.
(사)부신정회(대표 유정호)에서 위탁 운영하는 바다의 향기는 김 가공을 통해 근로능력은 있으나 일반기업 취업이 힘든 중증장애인들에게 직업훈련과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체 수익을 창출해 법정임금액을 지급하는 전국에서 유례가 드문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장애인 38명(중증장애인 26명)과 다문화가정 3명, 고령자 7명 등 총 63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바다의 향기는 국내 최대 김 전문기업인 삼해상사(주)에서 원초(생김)를 제공받아 건조와 구이 과정을 거쳐 완제품으로 다시 납품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자동설비를 갖춘 건조과정(화입라인)에서는 금속을 검출해내고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화입패드 개수를 삽입해 4~12시간 동안 건조를 거쳐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구이과정에서는 국산 신안 천일염과 국내산 참기름을 사용하고 제품 생산을 위한 일련의 과정은 깨끗하고 청결한 작업장에서 진행하면서 철저한 위생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국산 신안 천일염과 국내산 참기름을 사용하고 조미료(글루타민산나트륨)를 쓰지 않아 아이들 먹거리로 고민하는 엄마들과 웰빙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주요 생산품은 명절선물세트 등으로 적합한 해미金김 세트와 생파래김, 재래김, 김밥김, 도시락김 등이다.
특히 자체 브랜드인 ‘해미金김’은 최근 대중국농수산수출협의체에 가입해 중국 진출을 추진하는 등 그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바다의 향기는 다양한 수출품 생산 경험과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바다의 향기는 사회적 기업으로서 이웃사랑 실천에도 앞장서고 있다.
전 직원들은 매월 월급의 일정 부분을 자발적으로 모금해 부안군 관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과 유니세프에 기부하고 있다.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장애인·한부모·조손가정에 해미金김 선물세트를 기부하는 등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바다의 향기는 장애인과 함께 희망을 펼치는 곳, 중증장애인도 수출전문가가 되는 곳, 다문화가정과 고령자도 떳떳하게 일할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바다의 향기는 오늘도 모든 근로자들이 당당한 지역사회의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함께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바다향기에서 생산되는 제품구입 문의전화는 (063)583-0035로 하면된다.
● 유정호 대표 "장애인 모두가 지역사회 주역될 수 있도록 최선"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고령자 등이 지역사회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회적 기업인 부안 ‘바다의 향기’ 유정호 대표는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고령자들의 권익 향상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본인 역시 장애라는 아픔을 갖고 있기에 이들의 권익 향상에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가 고향인 유 대표는 16살에 청운의 꿈을 품고 상경해 구두닦이와 식당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던 중 23세 때 불의의 교통사고로 왼쪽 대퇴부를 절단, 장애를 안고 귀향했다.
당시에는 장애인이 된 스스로의 처지를 부끄러워하며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호구지책으로 만화방을 운영했으나 장애인으로 의기소침한 심정은 변하지 않아 거의 만화방에 갇혀 살다시피 했다.
그러던 중 TV 다큐멘터리를 보다 ‘장애는 좀 불편할 뿐’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후 좁은 만화방을 나와서 세상으로 발을 내딛게 됐다.
그렇게 나온 세상은 다른 장애인들이 있었고 유 대표는 그들과 교류하면서 삶의 의욕을 되찾게 됐다.
유 대표는 그때부터 나 혼자가 아닌 우리 장애인을 위한 활동에 적극 참여했다.
부안군 장애인연합회 회장, 장애인복지관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다 2007년 10월 (사)부신정회를 설립하고 3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2011년 1월부터 바다의 향기를 부안군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이다.
당시 바다의 향기는 장애인 당사자가 위탁받아 운영하는 전국 최초의 장애인 근로사업장이었다.
유정호 대표는 “장애인 회사에서 식품(맛김, 조미김)을 제조한다는 사실이 이토록 사회적 장벽이 높다는 것에 새삼 놀라울 때가 있지만 전 직원이 포기하지 않고 달려왔음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복지와 경영이라는 통합된 마인드로 바다의 향기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앞으로도 안전한 먹거리 생산과 장애인 모두가 지역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견인하는 소중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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