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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인종차별 외국인들 서럽다

피부색 다르다고 후진국서 왔다고 막말에 폭행까지

올해 초 튀김옷 색깔이 검은 일명 ‘흑형(남자 흑인을 부르는 은어) 치킨’을 서울의 한 주점에서 파는 것을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한 미국인은 이 치킨을 보고 인종차별적 요소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흑인을 친근하게 부르는 표현”, “너무 민감하게 보는 것”,“미국에서 이 치킨을 팔면 난리가 날 것이다”, “인종차별이 아직도 만연해 있다”등의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런 차별적 언어는 다분히 인종차별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 대다수 외국인들의 의견이다.

 

국적과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벌어지는 이 같은 인종차별 행태는 우리나라에 비해 경제적 수준이 떨어지는 동남아나 아프리카인에게 더욱 심각하게 가해진다.

 

미얀마 출신 이주노동자인 A씨(38)는 몇 년전 같은 사업장에서 일하던 한국인으로부터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일이나 할 것이지 말이 많다”등의 폭언을 들었다.

 

베트남에서 온 B씨(28)도 동료와 사장으로부터 자국을 비하하는 말을 듣고, 속이 상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성요셉 노동자의 집 김호철 사무국장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폭언, 폭행, 임금체불 등 인종차별적 요소가 깔려 있는 관련 상담만 연간 600여건이 들어온다”면서 “특히 불법체류자의 경우는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을 요구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인종차별이 더 심한 편”이라고 말했다.

 

전북지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정도는 약하지만 인종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한 사립대에 다니는 C씨(23·여·키르기스스탄)는 “한국학생들은 보통 동남아나 중동사람 보다 미국·유럽사람들과 더 친하게 지내고 싶어한다”며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도 알게 모르게 벽을 쌓는 탓에 쉽게 친해지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같은 대학에 다니는 D씨(25·여·중국)는 “한국인들이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아서인지 중국의 정치·역사 관련 이야기를 할 때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상반된 주장을 할 때가 있다”며 “일부 한국인들 사이에서 중국을 깔보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는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지난해 5월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은 3명 중 1명(32%)이 “외국인을 이웃으로 두기 싫다”고 답했다.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미국(5%)에 비하면 6배 정도 많았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피부색과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하는 것은 전형적인 반인권적 행태”라며 “인종차별금지법을 제정, 부당한 차별로부터 외국인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전북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전체 도민의 2.1%인 3만9777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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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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