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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메카에 펼쳐진 '싸구려' 우산들을 보며

시위대 향해 최루탄 발포...경제대국 중국을 보면서 선진 사회의 의미 되새겨

 

9월 28일, 수많은 홍콩 영화의 원천인 홍콩 경찰이 시민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공개되자 홍콩에서의 ‘작은 소란’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모두가 믿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억눌려온 홍콩 시민의 소리입니다.’, ‘중국 정부는 홍콩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고도의 자치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중국은 거짓말쟁이입니까?’ 와 같은 말들은 홍콩 주민들이 얼마나 외면당했는지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되자, 중국은 사회주의였음에도 불구하고 홍콩을 특별 행정구로 정해 고도의 자치를 보장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그 이후 홍콩은 중국 정부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도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최근 홍콩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짐에 따라 중국 정부는 이제 ‘없어도 아쉬울 것 없다’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본래 직선제로 예정되어 있었던 2017년 행정 수반 선거가 사실상 ‘보통 선거’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자, 홍콩에서 민주화를 향한 열망이 터져 나왔다.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비폭력 시민 불복종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사실 전문가들의 입장과 객관적인 사실을 놓고 본다면, 현재 ‘우산들’이 요구하는 것들을 중국이 들어줄 가능성은 낮다. 중국은 ‘갑’ 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분명 시민들은 지금 불리한 위치에 있다. 하지만 그 어떤 시민 혁명도-혁명이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모두 유리한 입장에서 시작한 적은 없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비록 지금은 혁명이 실패인 것처럼 비추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추후에 중국의 성장세가 고착화되는 시점이 오고 중국 전역에 ‘민주화’에 대한 개념이 확실하게 자리 잡는다면 중국은 민주화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사회주의는 성공할 가능성이 0에 수렴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사회주의 국가들에 의해서 밝혀졌다. 중국은 경제적으로는 민주화를 이미 했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전면적인 자치권은 보장하지 않고 있다. 시민 의식이 성장하게 되면 시민들은 그들의 기본 권리에 대한 열망을 더욱 표출할 것이고, 결국은 민주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그 때가 되면 사람들은 ‘우산 혁명’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우산 혁명’은 중국 민주화의 상징적인 운동이 될 수 있다. 홍콩에서 학생들과 시민들이 한 마음으로 우산을 들고 광장을 점거한 모습은 많은 생각이 들게 한다. 먼저 ‘겁도 없이’ 덤비는 자들을 보며 홍콩 뿐만이 아닌 전 세계에서 자신이 정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을 그저 방관하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전 세계에 있는 많은 국가들은 경제적 성장을 이룩했다.

그리고 지구는 역사상 없었던 기술의 진보로 인해 그 어느 때 보다도 편리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의식은 퇴보한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기술로 인해 국가는 시민들을 감시하고 통제하기에 더욱 좋은 환경을 만들었고, 일상에서 오는 것 같은 선전에 시민들의 정치적 판단력은 흐려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경제 대국이지만 평화적인 시위를 향해 최루탄을 발포하는 중국을 보면서, 진정한 선진국은 시민이 자유롭게 시위를 하고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닌 것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세계에서 찾아오는 쇼핑의 메카에 펼쳐진 ‘싸구려’ 우산들은 국가의 억압을 막아내는, 민주주의의 방패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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