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4:11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회일반
일반기사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 (상) 전북 실태] 인식 높아져 의심신고 늘지만…

2013년 피해아동 발견율은 전국 최고 / 최근엔 일부 복지시설서도 발생 충격

최근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보육교사의 원생 폭행 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부모의 걱정과 불안은 더 크다. 전북지역에서도 해마다 크고 작은 아동학대 사건이 반복되고 있다. 아동학대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도내 아동학대 실태와 이를 예방·근절하기 위한 사회·제도적 대안에 대해 짚어본다.

 

전주에 사는 장모 씨(36)는 지난 2013년 8월,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떼를 쓴다는 이유로 당시 4살 난 딸을 때리고 바닥에 넘어뜨려 뇌간압박으로 숨지게 했다. 전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는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 씨에게 지난해 12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역시 전주에 사는 A씨(45)는 지난해 10월 22일, 전주지방법원으로부터 자신의 딸에 대한 접근 금지 명령을 받았다. 10대 딸을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내놓은 ‘2013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전북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접수된 아동학대 의심 신고 건수는 모두 882건이다. 이는 전국에서 네 번째로 많은 건수다.

 

신고 사례에 대한 현장 조사결과, 도내에서 확인된 아동학대 행위는 전체 신고 건수의 72.7%(641건)로 나타났다. 학대 유형별로 보면 정서적 학대가 38%로 가장 많았고 방임 30%, 폭행 29% 등이다.

 

특히 도내 아동 1000명당 학대 피해아동 비율을 나타낸 피해아동 발견율은 1.1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아동 학대 범죄는 대부분 가정에서 발생하고, 가해자는 부모와 친인척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과 아동 복지시설에서의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013년 1월에는 익산의 한 보육원에서 당시 6살이었던 원생 권모 군이 숨진 채 발견됐다. 권 군은 선천성 뇌병변장애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6개월 동안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경찰은 권 군을 돌보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원장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도내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많은 것은 그만큼 아동학대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면서도 “아동보호전문기관 추가 설치, 아동학대 전담 상담원 증원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아동 학대를 범죄로 생각하지 않고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로만 생각하는 사회의식을 가장 큰 문제로 꼽고 있다.

 

전북아동보호전문기관 박민수 팀장은 “이번 인천어린이집 사건에서도 엿보이듯 일상적으로 가해지는 아동에 대한 학대를 훈육으로 치부하는 왜곡된 인식이 문제다”면서 “아동도 성인과 동일한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존중하는 의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명국 psy2351@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