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물량 계속 줄어 지난해 6개사 자진 폐업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도내 설비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다수 지자체들이 관리감독의 번거로움 때문에 예산 절감이란 명목을 내세워 건축과 설비를 분리발주하지 않고 통합발주하는 성향이 짙어 설비업체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복지예산을 증액하면서 SOC 사업예산을 감축, 도내 관급공사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들이 분리발주보다 통합발주에 치중하면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자진폐업하는 업체들마저 생기고 있다.
대한설비건설협회 전북도회에 따르면 도내 회원사는 매년 3~5개사가 신규로 가입하는 추세를 보이며 2013년 기준 216개사에 달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한 6개사가 면허를 반납하고 자진 폐업하면서 총 210개사로 감소했다.
일감을 찾기 힘들고 사무실 및 기술자 인건비 등 최소 연간 수 억원의 운영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내 설비업체들의 어려움은 관급공사 물량 감소가 가장 큰 이유다.
도내 설비업체들의 수주물량은 관급공사가 60%, 사급공사가 40%를 차지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으나 지난 2012년부터 매년 10%가량 관급공사 물량이 감소하면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사급공사 물량은 매년 큰 차이가 없는 반면 관급공사 물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다 도내 지자체들이 사급공사 인허가 과정에서 지역업체 참여율 제고에 소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도 관련업체들의 경영난을 부추기고 있다.
설비업계의 지속적인 요구에 지역업체 참여율이 상승하고는 있지만 타 시도에 비해서는 아직 미비하다는게 도내 설비업계의 설명이다.
더욱이 도내 관급공사의 경우 타 시도는 100억원 이상 공사라도 지역업체를 배려해 건축과 설비를 분리 발주하는 경향이 큰 반면 도내 지자체들은 예산 절감 등을 이유로 대부분 통합발주하는 것도 지역업체 경영난 심화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통합발주시 설비업체들은 종합건설업체와 갑을관계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도내 관급공사를 수주하지 못한 회원사들이 2013년 기준 100개사가 넘고 관급공사는 물론이고 사급공사마저 수주하지 못한 업체가 5개사나 되는 등 도내 설비업체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실정이다.
더욱이 타지역에서의 수주도 지역업체 참여율을 우선 배려하는 지자체들의 ‘텃세’로 인해 갈수록 힘겨운 상황이다.
대한설비건설협회 전북도회 이영길 회장은 “올해도 관급공사 물량이 전년대비 10%가량 감소해 도내 설비업체들의 경영난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새만금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지자체 등의 강력한 의지로 지역업체 참여비율이 높아져야만 도내 설비업체들의 경영난이 다소나마 해소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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