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기획·이미지·발성법 등 교육 프로그램 운영 / 강사와 학습자가 서로 배우고 나누는 선순환 구조
2007년에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땄지만 왠지 자신이 없어 지인들이 있는 단체에만 재능기부 형태로 ‘웃음치료’ 강의를 했다. 뭔가 새로운 배움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지인의 소개로 2011년 전주시 평생학습관의 강사학교에 등록하고 7회에 걸쳐 강의 스킬과 강의 기획, 발성법 등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후속 프로그램으로 이어진 강의능력 향상평가에 참여했다. 참가자가 5분씩 강의를 시연하고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는 이 프로그램에서 정말 많은 지적을 받았다. ‘말이 빠르다. 추상적 단어를 많이 쓴다. 강의 내용이 일관성이 없다….’ 집에 돌아와서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한참 울고 나서 생각해보니 다 맞는 말이었다. 지적받은 내용을 고치려고 노력하면서 강의내용을 다듬었다. 강사와 강사가 필요한 기관을 이어주는 학습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응모하여 처음으로 유료로 수업을 했다. 전주시 평생학습관에서 첫 강의료 3만5000원이 입금되어 통장에 찍히던 날, 3500만원을 받은 것 같은 기쁨을 맛봤다. 나도 진짜 ‘강사’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강사학교 후속 프로그램으로 재교육을 해주는 성균관 교육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강의 내용를 보강했다. 스스로 성장하는 기분이 들고, 자신감이 붙었다.
지금은 전주 여성의전화와 군산 가정법률상담소, 중증장애인 시설을 비롯한 20여개의 초·중·고교에서 웃음치료 강사와 인권교육 강사로 활약하시는 강정애 강사의 이야기다. 2011년 이후 강정애 강사는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강사학교에 참여하며 자원봉사를 한다. 강사학교에 참여한 후에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며 그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한다.
전주시 평생학습관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차례의 강사학교를 진행하여 7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전주시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은 강사학교를 통해 전주의 역사를 비롯하여 강의 기획부터 스토리텔링, 발성, 마케팅 등 강의에 필요한 스킬을 배우고 실제 시연을 해 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학습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응모하여 강사로 활동할 기회도 제공받는다. 원하는 강사들은 재교육 프로그램인 성균관에 참여하여 심화 전문교육을 받기도 한다.
지금은 프로슈머(prosumer)가 관심을 받고 있다. 프로슈머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으로 ‘생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즉, 학습자가 단순히 학습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로서의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가르치고 누구나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도시의 강사의 질은 어떻게 높일 것인가? 바로 그 고민에서 강사학교는 시작되었다. 전주시에서 활동하는 강사들이 ‘전주’에 대해 제대로 알고 가르친다면 도시의 품격은 저절로 올라갈 것이다. 어느 분야나 강사가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교육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강사 개인의 노력 외에 공통의 질을 높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올해 전주시평생학습관은 3월 14일부터 4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강사학교를 열어 ‘나의 첫 강의 준비’, ‘강사의 감성훈련’, ‘이미지 메이킹 훈련’, ‘보이스 코칭’, ‘강의 진행기법과 기획서 작성법’, ‘자기경영과 홍보 마케팅’, ‘거꾸로 읽는 전주 역사’를 진행하여 4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조인숙 부장은 “2016년부터는 자격증이 없어도 강사가 되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강사 학교’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누구나 강의를 할 수 있는 단강을 기획하여 학습자와 강사가 서로 배우고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도 강사가 되어볼까?’하는 생각이 있는 사람, 또는 강사를 하고 있지만 더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싶은 시민은 전주시 평생학습관(063-241-1123)으로 문의하면 된다.
● [익산 '누구나학교'는]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는 시민주도 평생학습 교실
과학자가 꿈인 김제 용지중학교 1학년 박현서 학생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버지와 함께 익산시 부송동 희망연대 교육실로 달려간다. 자신이 설계한 드론(무인 항공기)을 직접 만들기 위해 ‘3D 프린팅’기술을 배우고 싶었는데, 익산 희망연대 누구나학교에서 3D프린팅 교육과정이 개설되었기 때문이다.
5차시 과정을 마친 박현서 학생은 10월에 예정된 익산 희망연대 3기 누구나학교에서 자신이 ‘드론 강좌’를 열고 싶다고 한다. 아마 누구나학교의 최연소 강사가 될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학교는 어떤 주제이든, 누구든 강사가 될 수 있고, 학생이 될 수 있다.
익산 누구나학교는 2014년부터 익산 희망연대 주최로 시작되었다. 처음 1기를 시작할 때는 강사와 수강생이 있을지 반신반의하면서 회원이나 지인들에게 강의를 부탁하기도 했다고 한다.
24개 강좌를 열었는데, 6개는 폐강이 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런데 2015년 3월, 2기 누구나학교를 개설하자 31개 강의가 개설되고, 모두 대기자까지 가득 차는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강좌도 ‘수리수리마수리 마술교실’부터 ‘알면 쏙 빠지는 배낭여행’· ‘비폭력대화로 소통하기’· ‘부모 인성교육’· ‘양말인형 만들기’· ‘전원주택 짓기’· ‘포스트잇으로 회의 빨리 끝내기’등 주민센터나 대형마트 문화센터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익산 희망연대 이진홍 사무국장은 “누구나학교는 징검다리 역할이다. 우쿨렐레 강좌는 누구나학교 후에 동아리로 만들어졌다. 강사도 수강생도 맛보기로 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이 가진 재능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누구나학교가 누구나 A.P.T학교, 누구나 마을학교로 번져가기를 바란다는 희망이 현실이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누구나학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익산 희망연대(063-841-7942)에 문의하거나 인터넷(http://cafe.daum.net/iksannuguna)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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