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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교육비

1년 전인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했다. 해양경찰이 해체되고 국민안전처가 신설되고 수많은 관련 공무원들이 구속되거나 책임을 졌다. 인명구조를 하지 않은 채 배에서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이 엄벌에 처해졌고, 세월호 선사 실질적 사주로 알려진 고 유병언씨 일가는 폐가망신을 떨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종자 9명과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지 않은 채 차디찬 바닷속에 남아 있다. 거리마다 노란 깃발에 ‘진실을 인양하라’는 구호가 물결친다.

 

세월호 사고가 우리 사회에 던진 최대 화두는 안전이었다. 연안 선박들의 안전을 감시해야 할 해경들은 근무태만이었고, 사후 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간 해경 구조단장은 선체 진입은 물론 탈출 독려 방송도 하지 않았다가 엄벌을 받았다.

 

세월호 사고의 이모 저모를 살펴보면 인간의 탈을 쓰고 늑대의 짓을 한 사례들이 수두룩하다. 안전과 함께 세월호 사고가 우리에게 던진 경고는 ‘인간성 회복’이었다. 당시 수많은 일반 승객과 교사 등이 한 명이라도 더 탈출시키고, 구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외 선장과 대부분 선원들, 그리고 선체 밖의 선사와 해경 등 운항 관계자들은 수많은 사람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세월호 사고 1년만에 메르스 바이러스가 덮쳤다. 5월 중순에 상륙한 바레인발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10일에는 전주에서도 메르스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63세의 이 남자는 지난달 27일 부인의 암 치료차 삼성서울병원에 갔는데, 30일 발열 증세가 나타나 그동안 자가격리 돼 있었다. 이제 전북지역 메르스 확진 환자는 모두 3명이 됐다. 이들 모두 평택과 서울 등에서 감염돼 왔고, 이에 따른 감시 대상자가 600명이 넘는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WHO 관계자가 밝혔듯이 한국에서 통제되고 있는 게 분명하다.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의료진이 밤낮없이 쪽잠 자 가면서 차단에 나서고 있다. 조만간 완전 진압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사우디발 메르스 공포 속에서 2013년 메르스대책반을 가동해 온 우리나라가 메르스 2위 국가 오명을 쓰게 된 것은 유감스럽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우리의 안일한 국민의식을 뚫는 것은 너무 손쉬웠고, 그런 안일함을 타고 순식간에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대한민국은 2년째 톡톡한 안전교육비를 내고 있다. 교육비도 비싸고 그 댓가도 너무 혹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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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jhkim@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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