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도 좌절도 덤덤히 받아들여
흔히들 말하는 성공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저는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해왔던 것 같다. 그러나 결국 내 목표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돈을 버는 일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이 가게를 계속 운영할 수 있을 정도만이라도 벌고 싶다. 솔직히 누구나 예측할 수 있듯이 책을 팔아 돈을 번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시작은 누구라도 그렇듯 “좋아서 시작했습니다.”였지만 결국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었잖아.” 라며 자기위안으로만 견디기에는 이미 많은 시간들이 지났다.
초기에는 자기위안의 과정을 겪는다. 그래,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니까 돈은 벌지 못해도 괜찮아. 다음에는 사회구조에서 문제를 찾는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야.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질 수 없지. 그 다음단계에는 자기혐오를 시작한다. 페이스북이든 주위에서든,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평가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아직도 완벽하지 못한 스스로를 괴롭히게 된다. 그렇게 자신조차 자신을 탓하며 본연의 내 모습을 보여주면 거부당할까 두려워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이런 여러 단계들을 거치며 남을 위해 살아왔던 내 모습들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묵인해왔다. 남들에게 내 상황에 대해서 꽤 괜찮은 척 거짓말했던 일들을 되돌아보며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 사람들은 대개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행복했던 적도 많다. 처음 잡지를 내게 되었을 때의 설렘이나, 그 잡지를 읽고 공감해준 사람들이 생겨날 때, 우주계란을 오픈하고부터 2년 동안을 함께해오고 있는 심야독서단, 가게를 옮길 때 마다 매번 찾아와주는 사람들, 모두 가게를 운영하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반대로 계획했던 일들이 한 번에 바뀌지 않거나 마음대로 실행되지 않을 때에는 행복만큼이나 큰 좌절을 느낀다. 홍보에 나름 신경 썼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았을 때, 처음엔 부끄러웠던 것 같다. 그런 일도 몇 번 겪다보니 이제는 새삼 부끄럽지는 않아하며 그 시간만큼은 덤덤히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하려 노력한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결과물이 비록 만족스럽지 않은 상황에 닥쳤을 때 순간의 불안감에 흔들리지 않게 되었다. 안 좋은 결과를 만들지 않을 만큼 중요한 것은 그 결과에 닥쳤을 때의 태도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며 실망하며 나 자신을 괴롭히는 시간을 지나 이제는 하루에 몇 명 찾아오지 않는 가게이지만 그래도 매일 가게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린다.
하루하루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나는 아직 과정에 놓여져 있다. 일년 차, 이년 차를 지나서도 처음과 같이 계속 할 것인가? 말 것인가? 라는 문제는 언제나 함께 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 두려움에 자책하며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는 하루하루를 지치지 않고 꾸준히 살아가고 싶다.
△신재연 대표는 호서대 문화기획학과를 졸업했고 독립출판물서점 우주계란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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