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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다시 보고싶다"…'철렁'했다가 합의 소식에 '기대'

올 2월 극적 상봉한 이산가족 김순이씨 "북 가족에 남편 죽음 알리고파"

"68년 만에 가족을 만나 겨우 인연의 끈을 이어갔는데, 영영 다시 못 보는 게 아닌가 무척이나 걱정됐습니다.

" 전북 진안에 사는 이산가족 김순이(80) 할머니는 25일 남북의 극적 합의 소식을 듣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 할머니의 남편인 이효국(91) 할아버지는 21세 때인 1945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일어난 '반공 학생 투쟁' 사건 때 공산당의 핍박을 피해 친구들과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가족과 생이별했다.

 이 할아버지는 평생을 가족을 그리워하며 살았다.

 두 딸의 이름도 이남(李南)·이북(李北)으로 지을 정도였다.

 이 할아버지는 오랜 기다림을 견뎌내다가 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으로 올해 2월 20일, 꿈에 그리던 가족들을 만났다.

 그러나 생이별 한 사이 이 할아버지의 부모는 물론 살아 있다면 81세와 77세였을 남동생 효승·효문씨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뒤였다.

 결국 북한에서 생존한 조카딸인 리명심(54)·명희(52)씨로부터 가족들의 소식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이 할아버지는 상봉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상봉 당시에도 병원으로 이송될 정도로 약해진 건강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김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조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데, 뉴스에서 대포를 쐈다고 하고 전쟁이 난다고 하는 소리를 들어 다신 가족들을 볼 수 없을까 봐 걱정했다"며 "좋게 해결이 됐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상봉 이후 두 달도 안 돼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다시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들기는 어렵지만 혹시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전화 통화 같은 것을 할 수도 있다고 들었다"며 "북에 있는 가족을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딸 이북(56)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북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 여한 없이 가 셨다"며 "남북 관계가 더 좋아져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하면 꼭 나중에라도 북에 있는 사촌 동생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이상하게 한 번도 만나지 못했을 때보다 지금이 더 그립고 생각이 더 많이 나는 것 같다.

 상봉 때 전해 준 선물은 잘 받았는지 또 잘 지내는지 너무 궁금하다"면서 "다른 이산가족들을 생각하면 바라서는 안 되지만 남편이 한을 풀고 잘 가셨다는 소식을 죽기 전에 꼭 전해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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