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국민의당이 압승했지만 도민들은 절묘한 선택을 했다.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삼각관계를 만들어 놓았다. 전주을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야권분열에 의한 어부지리(漁夫之利)였지만 결과적으로 실리를 챙길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새누리당 불모지인 군산에서 강현욱 전 지사가 당선된 후 20년만에 일이었다. 지역주의가 어느 정도 퇴색돼 가고 있음을 일깨워 준 사건이었다. 7년 동안 지역에 살면서 성실성을 인정 받은 정 당선자의 뚝심도 한몫 했다. 111표차로 신승을 거뒀기 때문에 정 당선자는 초심을 잃지 않고 더 겸허하게 민생을 챙길 것이다. 정운천의 당선은 대구 수성갑에서 더민주당으로 김부겸이 전남 순천에서 새누리당으로 이정현이 당선된 것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이번 선거는 민심의 바다가 한번 성나면 배도 뒤집어 엎어 버린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당선자들도 민심이 얼마나 사납고 무서운가를 알았을 것이다. 존재감 없이 금배지나 달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은 안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목에다 힘이나 주고 단체장을 비롯 지방의원이나 줄세웠던 후보는 한방에 날려 버리지 않았던가.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20년만에 전북정치에 경쟁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에 전북몫 찾기에 주력해야 한다. 전북 출신들이 자그만치 31명이나 당선됐다. 인구 187만인 전북이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각종 지표에서 2~3%를 차지한 전북이 국회의원 숫자는 10%가 넘었다. 지역과 당적이 다르더라도 31명이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다. 송하진 지사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면 전북은 무슨 일이든지 잘 되게 돼 있다. 당선자들도 선거 때 유권자에게 잘 하겠다고 다짐한 초심이 변하면 안된다. 그렇지 않고 거만하게 굴면 한방에 날라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전북에서는 국민의당이 다수당인 만큼 정동영 당선자가 특히 잘해야 한다. 더민주당 출신의 송지사가 삼각관계인 정치권의 도움을 잘 받으면 전북 파이도 커질 수 있다. 백성일 상무이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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