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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운전면허 시험, 비 영어권 국가 차별

기능·도로주행 영어로만 진행, 감독관 손짓 등 보고 판단 / 교통안전교육 자막도 중국어만 추가…다문화시대 역행

“마땅히 도움 받을 방법이 없어서 헷갈리고, 힘들더라구요.”

 

지난 2010년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주로 유학 온 모흐도로마 나르기자혼 씨(28·여·전주시 서신동)는 외국인들에 대한 국내 운전면허시험제도의 불편 속에 최근에서야 겨우 면허를 취득했다.

 

다양한 국가 출신의 결혼이주여성과 이주 노동자 등이 늘고 있지만 외국인을 위한 운전면허 실기시험은 영어로만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도로교통공단 전북운전면허시험장에 따르면 학과시험에서 지원하는 외국어는 총 10개 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따갈로어·베트남어·몽골어·러시아어·캄보디아어·태국어·인도네시아어)인 반면, 기능과 도로주행 시험에서 지원하는 외국어는 영어 뿐이다. 한국어나 영어를 모르는 외국인 응시생은 감독관의 손짓이나 몸짓을 보고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와 함께 현행 도로교통법상 내·외국인 신규 면허자는 교통안전교육(시청각) 1시간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지만, 외국인들을 위한 교육과정에서 제공되는 자막은 영어와 중국어로만 제작돼 상당수 외국인 신규 면허자는 제대로 된 교통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교통안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외국인 신규 면허자들이 도로 위를 달리고 있는 셈이다.

 

도로교통공단으로 부터 제출받은 ‘지난 5년간 전북운전면허시험장 외국인 운전면허 신규 발급 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외국인 1254명(2.38%)이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연도별 도내 외국인 운전면허 취득자수는 2011년 684명(1.21%), 2012년 1010명(1.72%), 2013년 950명(2.17%), 2014년 1482명(2.96%)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870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트남(253명)과 필리핀(30명), 캄보디아(16명), 미국(13명) 순이었다. 도내 외국인 운전면허 취득자들의 국적도 지난 2011년 22개국이던 것이 지난해 우크라이나와 콜롬비아, 이란 등의 외국인이 응시하면서 32개국으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1년부터 5년간 미국과 캐나다, 필리핀 등 11개 영어권 국가 출신 도내 면허취득자는 전체의 4.62%에 불과했고, 중국인이 71%를 차지했다.

 

전주시다문화지원센터 이지훈 센터장은 “운전면허 실기시험의 외국어 지원서비스 다양성을 통해 다문화시대에 외국인들의 불편함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전북본부 관계자는 “비 영어권 외국인들의 민원이 다수 접수돼 공단 본부에 꾸준히 건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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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realit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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