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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식물에 점령당한 전주지역 천변·공원…생태계 교란 '생태도시' 무색

가시박·돼지풀 등 나무 죽이고 비염 유발도 / 감시·정비 등 지속적인 관리 방안 마련돼야

▲ 27일 전주 가련교 인근 전주천 산책로에서 하재경 씨가 소리쟁이와 돼지풀 등 전주천에 서식하고 있는 외래식물과 이로 인한 피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전주천과 삼천, 시내 공원 등 전주시민의 공간을 생태계 교란 종인 외래 식물 들이 점령하면서 ‘생태도시 전주’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전주시가 각종 외래 식물 제거작업을 매년 실시하고 있지만 해마다 외래종이 넘쳐나면서 지속적인 감시와 정비작업 등 획기적인 생태관리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전주시와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가시박과 돼지풀 등 환경부 지정 생태계 교란 식물이 전주천을 비롯한 천변에 유입되면서 토종 식물을 위협하고 있다.

 

수 년 동안 전주천과 삼천의 외래 식물에 대해 조사를 벌여온 생태하천협의회의 최현규 사무처장은 “최근 2~3년 사이 외래 식물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개체수 또한 증가했다”며 “특히 가시박은 전주천 상류 도심구간의 한벽당 근처와 서신교~백제교 사이의 하중도에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삼천과 합류되는 하류에도 집중 분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사무처장은 이어 “가시박이 물을 따라 지속적으로 하류로 이동하기 때문에 상류에서부터 집중관리가 필요하다”며 “전주시와 양 구청이 외래 식물을 어떻게 관리할 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1980년대 후반 오이 생육 보완 식물로 북아메리카에서 들여온 가시박은 번식력이 매우 강해 덩굴이 덮이면 원래 자라던 나무와 식물에 그늘을 드리워 생육을 억제하고 식생을 파괴한다.

 

나무를 칭칭 감아 키 큰 나무도 생육 피해를 입는다. 갈대나 억새밭도 쉽게 덮고 밑에 깔린 풀의 생육을 저해하고 고사시키도 한다.

 

역시 북아메리카 원산인 돼지풀은 경위가 확실치 않지만 한 개체에서 3~4만개의 종자가 달리기도 하는데, 종자는 토양에서 5~14년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잦은 하천 정비 등 대규모 하천 둔치 공사가 이뤄지면서 급속히 번졌다.

 

전주천의 경우 2~3년전 실시된 산책로 확·포장 공사 이후에 개체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측되면서 공사 당시 이런 문제에 대해 소홀했던 것으로 협의회 측은 보고 있다.

 

특히 돼지풀은 많은 양의 꽃가루를 날리면서 알레르기성 비염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시키도 한다.

 

실제 확인결과 전주시 덕진동 가련교 밑 천변에는 돼지풀과 다른 외래 식물인 털칼퀴 덩굴, 소리쟁이 등 외래 식물들이 지천으로 널려 우거져 있었고 토종 식물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시민 하재경 씨(78)는 “전주천과 서신동 공원을 주로 오가는데 외래 식물들이 넘쳐나고 있다”며 “그때마다 보이는대로 뽑긴했지만 역부족 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1~2년 사이 외래 식물들이 걷잡을 수 없이 많아져 시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전주시청 콜센터에 문의했지만 매번 ‘뽑겠다’는 형식적인 답변만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환경과 관계자는 “올 6월말부터 ‘가시박 제거사업’을 펼칠 계획”이라며 “도비(30%)와 시비(70%)를 합쳐 3000만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 3차례 정도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가시박이 너무 많이 자란 7월말 작업을 시작해 제거가 힘들었기 때문에 올해는 6월말부터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외래 식물은 한 번 확산되면 적어도 3~4년 이상 제거작업을 펼쳐야 퇴치가 가능해 지속적으로 제거작업을 벌이고 식물 종류에 따라 상하류 동시에 작업하거나 열매를 맺기 전 제거하는 등 일시적인 제거 작업보다는 지속적인 관리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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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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