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기사들 거리·시간 따져 수익 맞는 요청만 수락 많아
‘기사님의 요청으로 호출이 취소되었습니다.’
지난 15일 오후 9시께 회식을 마친 40대 남성이 30여분 동안 카카오 드라이버 소속 대리운전기사 10명으로 부터 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이다.
지난 1일 혜성처럼 등장한 대리운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카카오 드라이버’를 이용한 도내 상당수 고객이 애초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서비스 행태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고객들의 대리운전 요청을 받은 카카오 드라이버 소속 상당수 대리운전 기사들이 거리와 시간을 따져 수익성에 맞는 고객의 요청만 수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회원수 2200여명에 달하는 전주대리운전카페에서는 ‘카카오의 딜레마’라는 장문의 항의글이 올라왔다. 글을 작성한 아이디 ‘영영’에 따르면 “정보통신 대기업인 카카오가 만든 대리운전 애플리케이션 ‘카카오 드라이버’는 대체적으로 시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지만 몇 가지가 맹점이 있다”며 문제점을 하나씩 꼬집었다.
그 중 “카카오 드라이버의 현 배차 시스템은 요청 발생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대리운전 기사에게 전달되고, 기회를 빨리 획득한 대리운전 기사는 너무 가깝거나 멀거나 오지인 경우를 판단해 취소를 하는데, 이것이 무한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본보가 카카오 드라이버 측에 확인한 결과 일부 대리운전 기사들은 ‘선 수락 후 결정’의 방식을 악용, 대리운전 고객의 요청을 우선 받은 뒤 추후 거리와 시간 등을 계산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취소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 드라이버가 채택한 운영 시스템은 고객들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출발지와 목적지 등을 입력한 뒤 기사 요청을 하면 GPS 원리를 이용, 가장 가까운 대리운전 기사에게 전달된다. 근거리 대리운전 기사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차례로 원거리 기사에게로 이동되는 식이다.
문제는 이런 ‘선 수락 후 결정’의 방식을 악용한 대리운전 기사가 적지 않아, 상당수 고객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15일 밤 직장 동료와 한옥마을에서 술을 마신 백모 씨(40)는 카카오 드라이버를 이용해 전주시 효자동 방향을 설정하고 대리운전을 요청했다.
‘딩동’소리와 함께 대리운전 기사의 얼굴 사진과 대기시간이 전해졌다. 그러나 3분 뒤 ‘기사님의 요청으로 호출이 취소되었습니다’라는 간략한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날 백씨는 카카오 대리운전 기사로 부터 무려 10번의 요청 취소를 받았다. 심지어 요청을 수락한 대리기사들은 짧게는 2~3분, 길게는 5분을 경과한 뒤 취소를 결정하는 식이었고, 결국 백씨는 기존 대리운전 업계를 이용해 1시간 만에 귀가했다.
카카오 드라이버 관계자는 “서비스 초기 몇몇 대리운전 기사들로 인해 고객들에게 불편을 주는 경우가 일부 드러나고 있다”며 “대리운전 기사들이 취소를 남발하지 못하도록한 애플리케이션상의 기능을 추가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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