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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 책임을 물어라

▲ 안봉호 군산본부장

아담과 하와는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대로 흙에서 아담을 창조했고 하와는 아담의 갈빗대 중 하나로 만들어진 아담의 2번째 부인이다.

 

에덴동산에 살게 된 아담은 사탄의 유혹에 빠진 아내의 권유에 따라 선악(善惡)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금기 사항을 위반한다. 원죄(原罪)의 시발점이다.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한 후에 나타난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가 하나님을 피하는 삶이고, 책임전가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나님은 아담에게 왜 금지된 열매를 먹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담은 하나님이 나에게 준 여자 때문에 먹었다고 말한다. 하와에게 책임을 묻자 뱀이 유혹했기에 먹었다고 말한다.

 

내 탓이다. 내가 잘못했다. 이런 말은 하지 않는 채 상대방에게만 책임을 돌린다. 이같은 현상은 인간의 역사 속에서 계속 반복돼 왔다.

 

그래서 사람은 늘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남에게 탓을 돌리려 한다.

 

책임전가는 책임을 떠넘기는 행동으로 잘못된 생각에서 나온다. 어떤 책임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타인에게 전가한다.

 

최근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군산해수청이 해양수산부의 지시에 따라 지난 7년간 관련법상 등록을 하지 않거나 허가를 받지 않고 외국적 선박으로 국내 항만간 자동차를 운반한 7개 국내외선사의 356건 위법사항을 무더기로 고발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외항화물 운송사업을 경영하려는 자는 등록을 해야 하고 지방해수청의 허가없이는 한국선박이 아니면 국내 항만간 화물을 운송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그러나 지난 7년동안 자동차를 운반해 오던 외국적선박들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항만을 드나들면서 자동차를 운반해 왔다.

 

무역항내에서의 운항은 항계내 진입때부터 지방해수청의 통제와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다.

 

사실 지방해수청은 그동안 국내 항만간 화물의 운송을 국적 선박에만 허용하는 카보타지제도의 존재 자체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광양항 활성화 방침과 관련, 해양수산부가 불쑥 카보타지 제도를 들고 나오면서 외국적 선박의 불법행위가 수면위로 드러나게 됐다.

 

그렇다면 그동안 법을 위반, 국내 항만을 오간 선사들의 잘못인가. 이를 알았든, 알지 못했든 제재를 하지 않은 지방해수청의 잘못인가.

 

알고도 단속하지 않았더라면 직무유기이고, 관련법규를 몰라 단속하지 않았더라면 직무태만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 무더기 고발건에 대해 일단 책임이 지방해수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관련법을 제대로 알고 일찌감치 단속했더라면 이번 무더기 고발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고발조치는 법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항만관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황당하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자신들의 잘못을 덮으려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등등.

 

법은 준수돼야 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사회가 바로 선다.

 

이번 고발건을 보면서 잘못된 책임을 남에게 돌리려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아담과 하와의 성경 이야기대로 책임전가라는 잘못된 현상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 아닌지 영 뒷맛이 씁쓸하다.

안봉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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