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4차선 시민 가득 메워…장터 등 다양한 행사 즐겨 / 인근 불법주정차 혼잡 불편
지난 5일 오후 2시 ‘차 없는 사람의 거리’ 행사가 열린 전주시 완산구 풍패지관(객사) 앞 충경로.
왕복 4차선 도로를 시민들에게 돌려준 이날 행사에는 모처럼 따뜻한 날씨 속에 많은 시민이 찾았다.
차 없는 사람의 거리는 전주시가 ‘도로의 주인은 차가 아닌 사람’이라는 취지로 객사 앞 사거리부터 다가교 사거리까지 폭 25m, 길이 600m 도로의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각종 문화행사를 준비해 시민들에게 처음 개방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과 부모님의 손을 잡고 따라 나온 어린아이들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나모 씨(36)는 “전주에 이런 각종 행사가 많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며 “이렇게 도로를 마음 편하게 걸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특히 어린아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어린아이들은 도로 위를 신나게 뛰놀며 도로 위에 각양각색의 분필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집에서 준비해온 물건을 ‘어린이 장터’에서 직접 판매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또 반려동물 주인 찾아 주기를 위한 생태놀이터는 삼삼오오 모여 앉아 구경하는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자녀와 함께 ‘어린이 장터’에 참가한 김모 씨(42)는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행사를 알려줘 참가 신청하게 됐다”며 “이렇게 아이와 함께 나와 시간도 보내고 아이에게 재활용의 의미와 경제에 대해 직접 체험해보며 알려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많은 시민이 찾을 수 있도록 행사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도로 위에 마련된 무대에 오른 김승수 전주시장은 “시민들이 이곳에서 촛불을 들어도 좋고 축제를 벌여도 좋다”며 “오늘을 첫 시작으로 앞으로는 차 없는 거리를 더 확장해 시민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사람의 도시 전주’답게 도로를 시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열린 행사가 모두 보기 좋은 모습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행사 시행 전에도 우려됐듯 교통 체증 문제도 발생했다.
행사 막바지인 오후가 되자 공구 거리와 다가교 사거리 인근 도로들은 몰려나온 차들로 혼잡해졌다.
게다가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된 촛불집회로 인해 모여든 사람들로 교통 혼잡은 더욱 심해졌다. 전주시는 차 없는 거리 행사를 위해 시내버스 노선을 변경하고, 각종 홍보를 통해 자가용 이용 자제와 대중교통 이용을 홍보했지만 미흡한 부분도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인근 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을 단속한다는 애초 계획과는 다르게 공구 거리 인근 도로에는 여전히 한쪽 도로를 가득 채운 불법 주정차 차량이 많았다.
공구 거리에서 10여 년 장사했다는 장모 씨(49)는 “원래 도로가 막히는 곳이기도 하지만 이날은 행사 때문에 우회하는 차들로 더 혼잡해지는 것 같다”며 “경찰들도 서 있긴 하지 단속이 크게 이뤄지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날 평소보다 30분이 넘게 걸려 이 곳을 찾았다는 이정수 씨(53)는 “차를 타고 올 때는 짜증이 난 것도 사실이지만 행사에 참석해보니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종종 이런 행사가 열리면 참여할 생각이지만 교통문제는 꼭 해결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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