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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고버섯과 달팽이장터 첫 인연

▲ 김영삼 마이산햇살드림농장 대표
청년시절 컴퓨터 전공을 살려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그러나 컴퓨터가 생각보다 빠르게 대중화되고 초등학생까지 부품을 사서 직접 조립하는 모습을 보고는 이 시장에서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귀농을 생각하던 때 우연히 버섯 관련 다큐멘터리를 TV에서 접했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질 거라 판단하고 표고버섯 재배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1995년 고향인 청정 진안고원에서 귀농 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22년째로, 그동안 몇 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이제는 성공해 어엿한 표고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표고버섯 재배 방식인 배지재배(톱밥재배) 대신 원목이 비싸고 일손이 많이 필요하며 비용부담이 크지만 품질 좋은 버섯을 생산할 수 있는 100% 참나무 원목재배 방식만을 고집하며 최고 품질의 표고버섯을 다량 생산하고 있으나, 정작 중요한 것은 새로운 판로시장을 개척하는 일이다.

 

그동안 홈페이지, 블로그, 우체국쇼핑 등을 통해서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었지만, 생산과 판매를 같이 병행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아무리 우수한 농산물일지라도 상품구성이나 포장, 홍보 등 소규모 농가 생산업체에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난해 전북지방우정청에서는 전북의 우수농산물을 우체국쇼핑에 공급하는 생산업체의 당면과제가 판로개척에 있다고 보고 오픈마켓에서 팔아보자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였다. 처음엔 반신반의했지만, 같은해 4월 지마켓 등 오픈마켓에 달팽이장터를 개설하고 판매를 시작한지 불과 6개월여만에 우리 농장만이 아니라 다른 농가에서도 매출이 증대되는 성과를 거뒀다.

 

생각만 해오던 일을 함께 만나 의논하고 실행에 옮기니 하나하나 현실로 이루어짐을 느끼게 되니 새로운 힘이 생긴다. 이제 오픈마켓에서 달팽이장터를 검색하면 전북의 우수농산물을 우체국택배를 통해 빠르고 안전하게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앞으로 생산업체는 농산물 생산에 전념하고, 우체국에서는 농가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경제플랫폼의 역할을 확대해 새로운 판로를 지속적으로 개척해주며, 지방자치단체에서 거시기장터에 택배비를 지원하는 것처럼 달팽이장터에서 팔리는 전북지역의 특산물에도 택배비를 지원해 농가 소득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마가편(走馬加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렇게 기관 상호간 협력체제를 구축해 우리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이 오픈마켓의 달팽이장터를 통해 대한민국은 물론 더 나아가 해외시장에도 진출했으면 한다.

 

연한 싹들이 꽃샘추위에 크게 상처를 받으면서도 일찍 새싹을 틔우며 황홀한 꽃을 피우려 하는 것은 숲속의 다른 경쟁자들에게 오롯이 봄 숲을 먼저 차지하려는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한낱 미물이지만 그 열정과 배짱이 두둑해서 오늘날까지 그 개체를 보존해 왔을 것이다.

 

‘안주하며 천천히 도태될 것이냐, 치열하게 융성할 것이냐’는 순전히 우리 자신이 선택할 문제다. 전북의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우체국의 열정과 배짱이 담긴 달팽이장터가 전북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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