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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사업 앞서 원주민 보호 대책 세워라

전주시가 도시재생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다. 낙후됐던 동네상권이 도시재생사업으로 활성화되면 임대료가 치솟아 본래 생활터전으로 삼았던 임차인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해 내몰리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 이 같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둥지 내몰림)은 전주만이 아닌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안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다.

 

전주시의 경우 이미 전주한옥마을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의 폐해를 경험했다. 전주한옥마을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한옥마을을 지켰던 가난한 예술인들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인근 동문거리, 서학동 예술인마을, 자만마을 등으로 밀려나야 했다. 예술인 대신 자본이 점령한 한옥마을의 급속한 상업화로 한옥마을의 품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막지 못한 것이다.

 

전주한옥마을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을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전주시는 올해부터 전라감영 일대 구도심 지역과 서학동 예술인 마을·다가동 객리단길 등 구도심 100만평을 대상으로 아시아 문화심장터 프로젝트로‘전주 전통문화 중심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나섰다. 여기에 선미촌(서노송동)과 팔복동 지역, 전주역 앞 첫 마중길 주변 지역에서 재생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몇몇 지역의 경우 벌써 부동산가격이 크게 올라 그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전주시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나름대로 대책을 추진해왔다. 해당지역에서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고 이해관계자들간 협약체결을 유도했다. 지난해 젠트리피케이션을 예방하기 위한 ‘전주시 지역상생협력에 관한 기본조례’도 제정했다. 그러나 전주시의 이런 노력만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도시재생사업을 주도하는 것은 전주시이지만, 그 결과물은 개인 재산권과 관련된 문제다. 젠트리피이션 방지조례를 처음으로 제정한 서울 성동구를 비롯해 전국 36개 자치단체들이 지난해 손을 잡고 협력키로 한 것도 그런 한계 때문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주거 환경의 향상과 자산가치의 증가, 지역경제 활성화 등 그 자체 긍정적인 효과가 많다. 그러나 이로 인해 저렴한 주택이 사라져 저소득층이 생계의 터전을 잃어 사회 양극화로 치닫는 일은 없어야 한다. 도시재생의 과실이 부동산 소유자들에게 돌아가는 동안 눈물을 머금는 주민이 없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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