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201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제9회 기념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완당선생 시’에 치명적 흠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수상작 유지’ 입장을 밝힌 것은 제 얼굴에 스스로 먹칠하는 꼴이다. 조직위는 당장 문제가 된 대상 수상작 결정을 취소, 차선책을 강구히야 한다.
지난 6일 열린 392점의 응모작 심사에서 ‘완당선생의 시’ 작품은 단연 돋보였다고 한다. 작가는 30대 초반 젊은이인데, 한국서예협회 신진서예가전, 한국미술협회 대한민국서예청년작가 등에 발탁됐다. 월간 서예대전에서도 대상을 수상했다. 실력 있고 장래 촉망되는 작가로 보인다.
심사위원장도 “웬만한 기성작가보다 작품의 구사 능력과 균형·조화가 뛰어났다”고 극찬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대상 수상작인 ‘완당선생의 시’에서 발견된 ‘낙관 오자’는 매우 아쉬운 일이다.
한 번 실수는 ‘병가지상사’라는 말도 있지만, 이번 공모전은 일반 전시회 조차도 아니다.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위상이 걸린 공모전이고, 매년 400명에 가까운 서예가들이 참여하는 큰 대회다. 특정일에 모여 제한된 시간에 작품을 일필휘지 한 것도 아니다. 사전에 꼼꼼히 준비하고, 수없이 연습한 후에 작품을 완성하고, 혹시 실수는 없는지 출품 직전까지 점검, 또 점검한다.
이를 놓고 심사위원들이 심사한다. 모든 공개 대회는 공정과 불편부당이 생명이다. 하지만 주최측은 수상작 발표 전에 출품자로부터 낙관 ‘완당(阮堂)을 원당(院堂)으로 잘못 썼다는 말을 듣고 논의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작으로 선정했고, 이를 발표하면서 숨겼다. 뒤늦게 ‘오자 ‘ 사실이 지적되자 기자간담회를 열어 “작가의 실력 부족이 아니라 단순실수로 판단했다”며 본문도 아닌 낙관에서 난 단순실수인만큼 대상작 취소는 없다고 했다.
터무니없고, 심각한 도덕적 해이다. 어떤 장르를 불문하고 작품은 작가의 정신과 손끝에서 만들어진다. 낙관 실수는 단순실수이고, 본문실수는 큰실수라는 게 말이 되는가. 실력있는 젊은 작가를 키워주겠다면 제대로 된 채찍을 선택해야 한다. 큰 실수를 작은 실수라고 덮어주는 것이 서단의 선배들이 할 일은 아니다. 대상작을 끝내 유지한다면 서예비엔날레, 한국서단에서 두고 두고 오명이 될 것이다. 오자는 있을 수 있다, 다음번에는 바로잡겠다는 횡설수설에서 정신 수양을 이야기하는 서예의 예나 도는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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