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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망언 동영상' 소감문 제출하라니…

전북지역 한 대학 교직원 채용 과정에서 관련 내용 요구 / 시민단체 "지원자 사상 검증 의도·역사 왜곡" 비난

도내 한 대학이 교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폄훼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 소감문을 제출하도록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7일 해당 대학은 강사와 직원 등을 채용한다는 ‘2017학년도 2학기 교·직원 초빙 공고’를 대학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임용지원서와 자기소개서 등 해당 대학이 요구한 10가지 제출 서류 목록 중 ‘이영훈 교수 환상의나라-위안소의 여인들 1, 2, 3 시청 후 본인 의견서 제출 1부’가 문제가 됐다. 해당 공고에는 ‘A4 용지 3장 이내, 13포인트’라고 쓰여있으며, 해당 동영상 링크도 돼있다.

 

동영상에 출연한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2004년 한 TV 토론 프로그램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두고 상업적 목적을 지닌 공창이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은 적이 있으며, 뉴라이트 대표적 논객으로 꼽힌다. 해당 영상은 지난해 8월 인터넷방송인 ‘정규재TV’를 통해 공개됐으며, 이 동영상에서도 이 교수는 일본군 성노예를 풍속업이라 칭하며 위안부 성노예설은 근거가 불충분하므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 편에 30여 분 분량인 영상에서 이 교수는 “(위안부는) 계약을 맺고 나름대로 법적 형식을 갖춰서 데려왔다. 취업 사기라고는 볼 수 있지만 노예사냥은 아니다. 불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는 식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가 당시 시대 상황에 비춰 합법적으로 모집됐고, 인신의 구속이나 폭행이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노예로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다.

 

이 같은 영상이 공개된 후 사회적으로 논란이 돼 왔다. 해당 대학이 직원을 채용할 때 제출하는 필수 서류 항목에 이 같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동영상을 시청하도록 하고, 소감문을 내도록 한 것은 지원자의 사상을 검증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비판으로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도 이와 관련해 24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해당 대학의 행위를 비판하는 규탄 기자회견과 항의 방문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오는 27일 해당 대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후 대학 관계자를 만나 채용 공고에 위안부 망언 동영상 소감문을 제출하도록 한 저의를 캐물을 방침이다.

 

김재호 민족문제연구소 전북지부장은 “재단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뽑기 위해 역사를 왜곡한 뉴라이트 동영상을 보게 하고, 의견서를 제출토록 하는 것은 교육을 사유화하는 것”이라며 “교육을 위해 활동해야 할 사람들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이 같은 치졸한 방법을 썼다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같은 문제를 내버려 둬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시민사회단체가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대학은 이 문제와 관련해 대학 차원의 입장표명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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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1000k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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