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가동을 멈춘 현대중공업이 그간 군산조선소 운영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대기업의 ‘갑질’이 사회적으로도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제기된 현대중공업의 불공정 거래 의혹은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여부를 떠나 엄정하게 파헤쳐져야 한다.
문제가 된 현대중공업의 불공정 거래 의혹은 협력업체의 불법 하도급을 묵인 혹은 조장했다는 점이다. 전북도의회 박재만 의원과 재하청업체 근로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1차 협력업체와 재하도급 금지계약을 맺고도 협력업체가 재하도급을 주는 관행을 방치했단다. 군산조선소 50여개 협력업체(사외협력 30개 제외)가 재하도급사인 물량팀(인력조달업체)을 만들어 임금단가를 낮춘 불공정 거래를 현대중공업이 눈감아줬다는 것이다.
말이 재하도업체이지 협력업체가 단가를 낮추기 위해 만든 사실상 유령회사인 물량팀 근로자들은 협력업체 직원과 동일한 공정에서 작업을 해도 4대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퇴직금도 없는 일용직 근로자로 전락했다. 군산조선소가 가동중단(7월1일)되기 전 현대중공업은 협력업체 대표에게 위로금으로 적게는 3000만원에서 1억원을 지급했지만 이마저도 근로자들에게 돌아가지 않았단다. 현대중공업은 직접 계약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협력업체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으며, 조선소 가동중단 이후 불거질 문제를 차단하기 위해 협력업체 대표를 대상으로 각서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형상으로 협력업체와 재하도급업체인 물류팀 근로자들간 문제로 보이지만, 현대중공업이 통상적인 단가보다 낮은 단가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했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상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재만 의원은“사내 협력업체는 현대중공업이 제시한 공정표에 따라 매월 작업을 수행했지만 현대중공업이 일방적으로 낮게 책정시킨 기성금만 수령하고 추가 작업에 따른 비용들을 일절 받을 수 없었다”는 증거를 확보해 현대중공업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방치됐던 대기업과 협력업체간 왜곡된 거래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도 그렇지만, 당장 조선소 가동중단에 따른 협력업체의 폐업으로 근로자들의 피해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의 불공정 거래 의혹에 대해 공정위와 노동부 등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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