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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옥자와 넷플릭스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 가 예외 없이 화제를 몰고 왔다. 그 배경은 여럿이지만 이번에는 영화시장에 던지는 메시지가 큰 화제다.

 

<옥자> 는 개봉되기 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괴물> <설국열차> 등 신선한 발상과 과감한 시도,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한국영화의 성장을 주도해온 봉준호 감독이 4년 만에 내놓는 차기작인데다 세계 최대 콘텐츠 스트리밍 기업인 넷플릭스의 투자로 제작됐다는 점, 거기에 세계가 주목하는 감독의 작품답게 제 7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옥자> 가 국내 개봉 된 것은 지난 6월 말이다. 그런데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국내의 극장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3대 멀티플렉스가 상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가장 먼저 나선 것은 국내 극장의 50%가 넘는 점유율을 갖고 있는 CGV였다. 뒤를 이어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가 가세했다. 이유는 <옥자> 의 유통방식에 있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개봉을 극장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 가 동시 상영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옥자> 에 투자한 <넷플릭스> 는 일정한 비용을 부담하면 영화와 TV프로그램 등 영상 콘텐츠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다. 이들 3대 멀티플렉스는 스트리밍서비스와 동시 상영할 경우, 영화산업의 질서를 흐리게 될 것이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외형상으로만 보자면 1300만 명 관객을 동원, 한국영화의 흥행 신기록을 세운 <괴물> 을 만든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 멀티플렉스로 부터 외면 받게 된 처지가 된 것처럼 보였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옥자> 상영은 중소형 극장들과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기업 <넷플릭스> 가 맡았다.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합성해 이름을 만든 <넷플릭스> 는 1997년 DVD를 우편과 택배로 배달하는 서비스로 시작해 10년 뒤 인터넷 스트리밍까지 사업을 확장시켜 지금은 세계 최대 회사로 성장했다. 새로운 발상으로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분야를 주도해온 <넷플릭스> 는 지난 2013년 미국 최대 케이블 방송의 가입자 수를 넘어섰으며 2014년 조사한 결과로는 미국에서 주문형 동영상 서비스 소비자의 50%가 <넷플릭스> 이용자였다고 한다. 이 회사는 2012년부터 콘텐츠를 구입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넘어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옥자> 의 유통 방식이 몰고 온 논란은 진행 중이다. 분명한 것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가 이제 영화시장 플랫폼의 환경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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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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