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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의 '집 프로젝트'

나오시마는 일본 오카야마와 가가와현 사이에 있는 세토내해에 자리한 수많은 섬 중의 하나다. 이 섬 역시 세토내해의 대부분 섬들이 그랬던 것처럼 산업폐기물과 오염으로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예술의 섬’이 돼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둘레 16㎞, 360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이 크지 않은 섬이 세계의 미술가들과 관광객들을 불러들이고, 각종 매체와 언론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소개하는 ‘핫 플레이스’로 재탄생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예술의 섬’ 나오시마의 변신은 일본의 대표적 교육기업 베네세재단이 섬의 재생을 위해 선택한 예술프로젝트 덕분이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기획하고 설계한 건축물, 그 안과 밖에서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이 조우하고 수많은 현대미술 작가들의 설치작품을 섬의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나오시마의 풍경은 경이롭다. 사실 나오시마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풍경도 빼어나지만 수백 년 이어온 오래된 골목길이 주는 세월의 무게와 감흥이 특별하다.

 

그래서 더 주목되는 프로젝트가 있다. 오늘날 적지 않은 도시들이 뒤따라 시행하고 있는 ‘집(이에)프로젝트’다. 행정구역상 ‘혼무라’로 구분되는 지역에 밀집되어 있는 나오시마의 ‘집프로젝트’는 마을 사람들이 섬을 떠나면서 늘어나게 된 빈집에서 예술가들이 거주하면서 작품을 설치해 갤러리로 바꿔 놓은 작업이다. ‘집 프로젝트’보다 ‘빈집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더 친근해진 것도 이 때문이다.

 

나오시마의 명소가 된 ‘혼무라 예술 프로젝트’로 놓인 빈집은 6개. 안도 타다오와 제임스 터렐이 완성한 <미나이 데라> 를 비롯해 일본의 대표적인 현대미술작가들이 설치한 다양한 작품이 혼무라 구역 골목을 따라가며 방문객들을 맞는다. 나오시마의 ‘집 프로젝트’는 이웃 섬들에도 영향을 미쳐 이누지마의 ‘빈집프로젝트’ 같은 또 하나의 성공적 결실을 이어냈다.

 

나오시마나 이누지마의 ‘빈집 프로젝트’가 방치된 섬의 재생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으게 된 이유는 또 있다. 갤러리로 변신한 이들 아트하우스 운영을 지역 주민들이 맡고 있다는 것이다. 나오시마나 이누지마의 성공은 예술가와 지역 주민의 협업이 얼마나 가치 있는 성과를 가져오는가를 증명해준다.

 

완주문화재단의 ‘청년작가 완주 한달 살기’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농촌 마을의 빈집을 활용해 가난한(?)청년들에게 창작공간을 지원하고 또 한편으로는 생기를 잃어가는 농촌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어보겠다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다. 시도만으로도 반갑다. 지속성과 가치 있는 성과가 더해진다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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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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