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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고 학교운영 비위 어물쩍 넘겨선 안돼

장수군 소재 한국마사고등학교가 전북교육청 감사에서 학교운영과 관련해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말이라는 산 동물을 교재로 활용하는 점에서 일반 학교와 똑같은 잣대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감사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주요 적발 내용을 보면, 과연 학교가 학생들을 교육의 중심에 뒀는지 의심을 살 만한 정황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인근 학교의 승마체험과 이사장이 운영하는 리조트 승마체험 프로그램에 수업을 받아야 할 학생들을 도우미로 보낸 게 대표적이다. 승마교실 프로그램에 학생들을 강제로 참여시키거나, 교육용 말들을 리조트 승마체험 등에 이용함으로써 학생들의 수업에 지장을 초래했다고 도교육청은 지적했다.

 

학교 이사장이 운영하는 리조트의 말들을 학교의 사육시설에서 학교 소유의 말 사료와 영양제, 건초 등을 사용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 학교 학생들이 매달 27만원씩 부담하는 말사육비(전공실습비)가 이사장의 말 사육비로 엉뚱하게 쓰인 셈이다. 학교측은 “학교내 마방과 리조트 말이 섞이면서 발생했으며, 의도적으로 이사장의 말을 관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엄연히 구분돼야 할 학교의 말과 리조트의 말이 어떻게 섞일 수 있는지 납득이 어렵다. 고의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말들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은 것 자체가 직무유기다.

 

이 학교는 그간 말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학교로 특화돼 지역사회로부터 많은 갈채와 기대를 받았던 곳이다. 장수경주마 목장과 연계해 지역 말산업 육성에도 직간접적으로 힘이 됐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말산업 전문 양성기관으로 지정돼 많은 예산도 지원을 받고 있다. 기수과·승마과 2개 학과에 걸쳐 각각 학년당 20명씩만 선발하는 작은 학교이지만, 2003년 개교 이후 졸업생들이 곳곳에서 활약하는 등 말 관련 명문고로 발돋움했다.

 

이런 좋은 교육여건과 인적 자원을 가진 학교에서 최근 기간제 교사로부터 이사장이 성추행 피소를 당하고, 학교 운영과정에서 잡음이 나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교육청의 감사처분이 경징계여서 법적으로 별 문제될 게 없다고 학교측은 안심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고, 학교 재산을 함부로 다룬 게 어찌 가볍다고 할 수 있겠는가. 수업권 침해부분이야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최소한 학교에 손실을 끼친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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