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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단체장

단체장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판단력이 좋아야 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사회에서 단체장은 주민들에게 행정서비스만 제공해 주는 사람이 아니다.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해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향도역할을 해야 한다. 지식산업이 본류인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기업마인드가 접목된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이 강한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사돈네 팔촌까지 인맥을 총 결집시켜 당선된 사람들이라서 변화와 혁신에 둔감한 면이 있다. 소통과 통섭을 잘 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경우가 많다.

 

단체장은 지방의원들과 달라 열정이 중요하다. 열정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다. 진정성을 갖고 오랜 고민을 해야 생긴다. 우선 체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단체장은 한가롭게 결재서류에 도장이나 찍는 자리가 더더욱 아니다. 현장에서 답을 찾아 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를 찾아 다니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게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중앙부처 공직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번 갖고 안되면 수시로 찾아 다니면서 설득해야 한다. 체력과 열정이 뒷받침 안되면 할 수 없다.

 

단체장은 아이디어가 생명이다. 공직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면서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경험이 축적돼야 한다. 공직생활을 했거나 기업경영을 한 사람은 아이디어가 돈이라는 것을 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둔감하다. 지금은 아이디어 싸움이다. 아이디어는 샘물처럼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단체장을 한 두번 하다보면 본인 스스로가 아이디어가 고갈돼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이디어가 고갈돼 열정이 떨어지면 그때 그만 둬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단체장이 권력맛에 심취해 그만 안둔다. 일 하다 보면 4년 임기가 짧을 수 있다. 최소 2번은 해야 자기 컬러를 드러낼 수 있다고 믿는다. 4년이나 길게 8년안에 성과를 못내면 그건 단체장으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이다.

 

국회의원들이 단체장을 3연임하도록 규정한 것은 경쟁자가 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대부분의 단체장을 50대 때 하다보면 나이 때문에 국회의원 출마를 못한다. 그 점을 약삭 빠르게 국회의원들이 노렸다. 지사나 교육감도 똑같다. 위기관리능력이 고도로 요구되는 자리라서 잠시도 한가할 겨를이 없다. 솔직히 단체장 두번 하면 그 사람의 모든 능력이 다 드러나게 돼 있다. 김승환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그 능력으로 3번하겠다는 것이 욕심으로 비춰진다. 임기중 김 교육감이 청빈하게 했다. 전임 최규호 교육감이 정실인사를 밥 먹듯이 한 것을 바로 잡은 것만해도 성과다. 매관매직을 없앤 것 만으로도 할일 다했다. 그러나 학부형들과 편가르기 소통, 학력저하 그리고 학생인권만 강조했지 교사들의 교권은 신경쓰지 않은 점이 잘못이다. 김 교육감이 3선하면 더 잘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달이 차면 기울듯 지금 내려 놓는 게 자신의 명예를 지키고 전북교육을 살리는 길이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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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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