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월드비전 동행취재기-베트남을 가다] ① 다크롱 교육 지원활동 - 빈곤율 45.8% 척박한 다크롱, 교육으로 희망나무 심어요

산악지대 위치, 우기땐 교통 제한…학교, 마을서 멀고 시설·위생 열악 / 교실 수 절대부족 화장실도 없어…어려운 환경에도 아이들'웃음꽃'

▲ 아롱초등학교 학생들이 월드비전 방문단이 교문에 들어서자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환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월드비전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는 베트남 다크롱 지역 일대에 지난 2016년부터 지역개발사업(ADP, Area Development Program)을 벌이고 있다. ADP는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지속적으로 아동들의 복지에 초점을 두는 사업으로, 아동의 생존과 성장, 보건위생, 기초교육과 아동이 속한 가정의 생계유지, 지역사회의 학대와 착취로부터의 보호 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월드비전은 ‘한 어린이의 내일을 위해서는 어린이가 사는 마을 전체의 발전이 필수적이다’라는 교훈에 따라, 지역사회의 상황에 맞춰 식수와 보건사업, 농업개발과 소득증대 사업 등 지역민의 실정에 맞는 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달성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월드비전은 다크롱(Dak Rong) 지역에 학교 교실과 식수시설 등을 지원하고 주민들이 필요한 사업 등을 조사하고 있다.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는 이같은 ADP 진행 상황을 살피고 앞으로 추진할 사업에 반영하기 위해 도내 각급 학교 교장 등과 베트남 다크롱 지역을 방문했다. 다크롱 지역의 교육과 식수 환경과 ADP 사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 등을 두 차례에 나눠 싣는다.

 

△ 열악한 교육 환경

 

베트남 중부 다낭시에서 210km 떨어져 있는 다크롱 지역은 베트남 동부 쾅찌(Quang Tri) 지역의 산악 지대에 위치해 있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우기로 이 시기에는 토양 유실, 산사태, 홍수 등으로 인해 교통수단 이용이 제한되고, 일부 지역은 접근조차 어렵다. 이 지역 아동들은 가정에서 일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가정과 지역사회로부터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14개 꼬뮨(마을 상위 개념)과 1개의 읍으로 구성된 다크롱 지역은 꽝찌 지역에서 빈곤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소수민족 출신으로 다크롱 인민위원회 부의장까지 오른 호띠킴(Ho Thi Kim Cuc) 씨는 “지난 2017년 다크롱 지역의 빈곤율은 45.8%에 달했다. 이마저도 80% 이상이 소수민족으로 이뤄진 다크롱 지역의 경우 소수민족의 빈곤율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교 시설은 매우 열악하고 마을과 먼 거리에 위치해 등교하기도 어렵다. 교실도 부족해 여러 학년이 한 공간에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영유아 교육은 부모들의 교육 인식이 매우 낮아 3~4세 영유아의 유치원 등록률이 매우 저조하고, 주민들에게서도 교육과 관련한 지원을 받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다크롱 내 학교와 유치원은 48곳으로, 콘크리트로 된 교실이 있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할 정도로 시설이 낙후돼 있다.

 

△ 다반(Da Ban) 초등학교

▲ 바낭(Ba Nang) 초등학교 산하의 다반(Da Ban) 분교 학생들이 풍선공작품을 흔들며 즐거워하고있다. 사진 제공=월드비전

“신 짜오!(베트남 인사말)”

 

베트남 중부 다낭시에서 다크롱 지역까지 차를 타고 4시간, 중심지에서 또다시 차를 타고 2시간여, 30여 분을 걸어 도착한 바낭(Ba Nang) 초등학교 산하의 다반(Da Ban) 분교.

 

월드비전의 후원으로 지난해 6월부터 9월까지 화장실과 새 건물 1동을 새로 짓는 공사를 한 곳이다. 지난해 9월 다반초등학교는 다시 수업을 시작했다.

 

학교를 찾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방문 기간 내내 내린 비 때문에 도로는 온통 진흙탕으로 변해 있었고 차가 진흙탕에 빠져 움직일 수 없어 우리는 진흙탕을 30여 분 걷고 나서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걷는 내내 학교를 짓기 위해 트럭들은 이곳까지 어떻게 들어올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깊숙한 산골짜기에 위치해 있었다. 학교에 들어서자 아이들과 교사들은 온몸이 진흙으로 뒤덮인 낯선 방문자를 환한 얼굴로 맞아주었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69명. 이 중 60명은 마을 내에서도 극빈층의 아이들이라고 했다. 이날 다반 초등학교 논(Nhon) 교장은 “다반 마을은 바낭(Ba Nang) 꼬뮨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아이들이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한국 학생과 교사들의 도움으로 이곳에 교실을 마련할 수 있었다. 오래도록 잘 쓰도록 관리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학교를 방문한 한국의 교장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위해 풍선과 바람개비 등을 준비해 운동회도 열었다. 가지각색의 풍선을 함께 가지고 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풍선을 달라며 수줍게 손을 내미는 아이의 얼굴에서는 신기함과 즐거움이 묻어났다.

 

△ 아롱(A Rong) 초등학교·도서관 사업지

 

크롱크랑(Krong Klang) 꼬뮨에 위치한 크롱크랑 초등학교 산하 아롱 분교.

 

이곳은 월드비전이 2018년 교실 1동을 새로 짓기로 계획한 곳으로, 우리는 착공식을 하기 위해 방문했다. 교문에 들어서자 길 양편으로 늘어선 아이들이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우리를 맞이했다. 아이들과 선생님의 전통 공연도 이어지며 한국에서 온 방문자들을 환영했다. 이 학교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영어 선생님이 있다는 것이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 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던 다른 학교와 달리 이곳의 아이들은 영어로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도시에서 왔다는 영어 선생님은 “이곳은 교사들이 오고 싶어 하는 지역은 아니다”면서 “도시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교직원 숙소나 환경 등이 낙후돼 있다”고 설명했다. 아롱 학교의 위치도 문제지만, 학교에 교실 수가 부족해 많은 아이들이 학년을 나누지 않고 한 교실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2018년 월드비전 도서관 지원 사업을 위해 방문한 도서관 사업지에서는 개별 건물이 아닌 학교 건물 2층의 한 교실을 도서관으로 만들어 운영 중이었다. 독서실 책장에는 책들이 듬성듬성 꽂혀 있었고, 대부분 교과서였다. 이곳 사서 교사는 “독서실에 있는 책들은 대부분 교과서나 참고서밖에 없어 아이들이 읽을만한 책은 없다”고 말했다.

 

도시 아이들은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받지만, 이런 시골에는 지원이 없어 아이들이 연령별로 읽을 수 있는 책과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날 교실 안 전기 스위치를 올려보아도 형광등은 들어오지 않았다.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날이 흐리거나 오후에는 아이들이 공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한, 이곳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200명이 넘는데도 화장실은 남녀 구분 없이 단 한 칸밖에 없어 아이들이 인근 수풀이나 개울에서 용변을 해결하고 있었다.

 

● 레 칸 지역개발사업장 매니저

"한국 여러분의 도움, 큰 힘이 됩니다"

 

다크롱 지역개발사업장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레 칸.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그는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점점 변화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고 뿌듯한 마음이 크다. 그는 “다크롱 지역의 빈곤율은 45%에 달하고, 부모들도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아이들을 잘 돌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것도 어렵다”고 말했다. “학교 교육도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트남에도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정부가 교육 관련 사업을 주도적으로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레 칸은 “월드비전에서는 앞으로 아동보호와 보건, 소득증대 사업 등 3가지에 중점을 두고 할 계획이다”며 “베트남 정부에서 교육은 맡아서 진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정말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정부에서 도서관이나 기숙사, 유치원 지원을 정부가 맡으면 더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한국의 많은 후원자가 있어서 베트남의 시골 마을에도 아이들이 공부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며 “후원자들 덕분에 다크롱 지역은 앞으로 더 좋은 지역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월드비전 동행취재기-베트남을 가다] ② 다크롱 식수지원사업 - '안전한 물-위생 증진-주민 건강' 선순환 고리 만들어요
천경석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외교 ‘강행군’ 여파 속 일정 불참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전주시 6시간 28분 49초로 종합우승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통산 3번째 종합우승 전주시…“내년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종합우승 전주시와 준우승 군산시 역대 최고의 박빙 승부

스포츠일반[제37회 전북역전마라톤대회] 최우수 지도자상 김미숙, “팀워크의 힘으로 일군 2연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