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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전북네트워크 기획] "기본소득 받아 생활해보니…삶 윤택해져"

소득 상관없이 4명 선발
월 50만원씩 6개월 제공
“그동안 못했던 일들 시도”
“시민들 큰 세금부담 안돼”

▲ 지난 22일 전주 고사동 ‘우깨’에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실험적인 기본소득 50만 원을 받아 생활한 김희경 씨(가운데)가 토크콘서트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조현욱 수습기자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그동안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요.”

6개월 동안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실험적인 기본소득 50만 원을 받아 생활 한 김희경 씨(46)의 소감이다.

기본소득은 국가가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조건 없이, 즉 노동 없이 지급하는 소득으로, 최근 이재명 성남 시장이 이를 거론하면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재산의 많고 적음이나 근로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생활을 보장하는 수준의 소득을 무조건 지급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기본소득에 대해 논의하고 전북지역에서 이를 위한 활동을 하는 ‘기본소득 전북네트워크’는 지난해 8월부터 기본소득과 관련해 ‘전라북도 기본소득 실험, 쉼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매달 50만 원씩 6개월 동안 4명의 참가자에게 기본소득을 제공하고, 기본소득이 시민들에게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함께 관찰·공유하는 것으로, 참가를 희망한 도내 신청자 2526명 중 무작위 추첨을 통해 4명을 선발했다. 후원은 전주 화평교회에서 맡았다.

지난 22일 전주시 고사동 문화공간 ‘우깨’에서 열린 프로젝트 참가자 토크콘서트에서 김 씨는 “기본소득으로 처음 무엇을 했냐”는 질문에 “46년 동안 자전거를 못 탔었는데, 이번 기회로 자전거를 사고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심적으로 여유가 없어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었는데 기본소득이 주어지니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앞으로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을 목표로 타는 법부터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되기 전까지는 기본소득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지만, 지난 6개월 동안 기본소득을 받아보니 우리 사회에 기본소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한다. 김 씨는 “처음 기본소득을 받고, 친구들에게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기본소득이 주어지면 기존에 소득이 있는 사람은 더 윤택한 삶을, 소득이 없는 노인이나 청년들에게는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기본소득이 지급되면 근로 의욕이 떨어지고, 낭비가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이 거대한 복지정책 재원 마련을 위한 세금 증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여론도 있다.

이에 대해 김 씨는 “기본소득을 직접 받아 6개월을 생활해보니 일을 하면서 육아와 가정 경제로 할 수 없었던 것을 새로 시작할 수 있었다”면서 “기본소득으로 여유가 생겼다고 그동안 해왔던 일이 줄어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동안 여유가 없어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시도해볼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서정희 군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기본소득 30만 원을 전 국민에게 지급한다고 하면 전체 가구의 80%는 1만 원이라도 세금보다 많은 돈을 받게 된다”면서 “기본소득 제공이 일반 시민들에게 세금 부담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하위 소득계층일수록 받는 이득은 더욱 늘어난다”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네트워크는 이번에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추후 발표할 방침이며, 올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본소득 공약 실현을 위한 여러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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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1000k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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